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이어 "만약 사퇴하지 않고 버틴다면 무사히 퇴임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오는 5일까지 거취를 밝히라"고 했다.
오 위원장은 "윤 원장은 도덕성과 업무능력 모두 형편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중이 제 머리를 못 깎으니 '인사참사'의 수습은 다른 사람이 해야 한다"고 퇴진 요구 배경을 설명했다.
금감원 노조가 과거 금감원장과 갈등 때 해명이나 사과를 요구한 적은 있지만 원장의 퇴진을 요구한 건 이례적이다.
이런 까닭에 금융권에선 노조가 윤 원장의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초강수를 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노조의 이날 회견문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노조는 윤 원장이 "감투를 쓰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정치철새, 폴리페서에 불과하다"며 "문재인 정권의 대척점에 있는 이명박 정권에서 국민경제자문위원, 한국거래소 사외이사,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장을 역임했다"고 했다. 전 정권 인사에게 왜 금감원장을 맡겼으며 연임은 불가하다는 논리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원장이 연임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돌더니 최근엔 윤 원장이 모 교수를 차기 원장으로 추천하려 한다는 설이 있었다"며 "노조가 윤 원장의 연임을 막기 위해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채용비리 뿐 아니라 윤 원장의 대외활동과 조직 운영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오 위원장은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윤 원장이) 올해 초 돌연 이 지사를 만났다는 소문이 돈다"며 "74세인 윤 원장이 스스로 연임론을 피우는 것은 노욕을 넘어 노망에 가깝다"고 수위를 높였다.
아울러 "키코(KIKO,외환 파생상품) 문제든, 금감원 독립론이든 윤 원장은 자신이 마치 성인이라도 되는 듯 큰 소리를 쳐놓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진보학자로 포장됐던 윤 원장의 실체는 선동만 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가짜 선지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