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사진=머니투데이DB
'외국인' '여성'…베일 벗은 박 상무 측 추천 사외이사 면면지난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상무 측이 제시한 이사진 후보는 총 5명이다.
앞서 주주제안 배경에서 밝혔듯 이사진 다양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 상무 측은 지난달 23일 "여성, 외국인을 포함한 각계 다양한 시각과 전문성과 독립성을 지닌 이사진 구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기업 경영을 통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전문성을 갖춘 이사회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 해당 기업에 10년간 몸담았던 박 상무를 제외하고 다른 인사들이 금호석화 기업 자체나 해당 업종에 대해 전문성을 얼만큼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지난해 금호석화가 전년 대비 연결 기준 두 배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에는 초호황기를 앞두고 2018년 울산 NB라텍스 공장 증설을 결정했던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혜안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였다. 현 이사진·경영진 관록과 경험을 무시하지 못한단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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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 상무 측이 '젊은 새 피'로 무장한 새 이사진 후보들을 앞세운 만큼, 금호석화 측도 이사회까지 인선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른 금호석화…4년 내 시총 3배 어떻게 달성?
/사진=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측이 마련한 웹페이지 내 슬라이드 캡쳐
시장에서는 그 방법론에 의문을 제시했는데 이날 박 상무 측은 웹페이지에 게시된 30장 분량의 PPT(파워포인트프레젠테이션)를 통해 그 계획을 알렸다.
우선 재무전략 강화 차원에서 발행주식 총수 대비 18.4%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배당성향은 현행 약 10% 수준에서 40~50% 수준으로 높이고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캠 등 주력 계열사를 상장시킨다는 안도 내놨다. 아시아나항공주식 등 비영업용자산 약 2000억원 어치도 팔아서 신사업 추진 재원으로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업전략 차원에서는 기존 고무 사업에서 글로벌 톱티어 지위를 유지하되 2차 전지, 수소 등 신사업에 진출해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금호석화의 투자 여력은 3조2000억원으로 계산했다.
그러면서 제시한 모범사례가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을 분사하고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 이상을 기록한 LG화학이다. 박 상무 측은 "금호석화도 시장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메가트렌드에 맞는 신사업에 진출할 경우 주주가치를 극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표심 어디로…이제 남은 일정은
/사진=박철완 상무 측이 개설한 홈페이지 화면 캡쳐
금호석화의 주총 소집공고가 공시되기 전이지만 물밑에서 기관투자자 표심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달 22일부터 박 상무 측은 금호석화 주주명부도 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지분율은 6.69%, 박 회장의 자녀인 박준경 전무와 박주형 상무가 각각 7.17%, 0.98%씩 들고 있다. 세 사람의 지분율 합은 박 상무의 지분율(10.0%)을 4.84%포인트 앞선다.
단 국민연금이 올해 1월 공시 기준 8.16% 들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의 표 향방이 향후 다툼에서 중요하다. 알려지지 않은 다른 기관투자자들 역시 박 회장 측과 박 상무 모두에게 중요하다.
박 상무가 CEO 직속의 ESG를 총괄하는 전담부서 운영을 앞세운 것도 최근 ESG 투자에 민감한 기관투자자들을 염두에 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박 상무 측은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법에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냈다. 심리기일이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늦어져도 다음주 초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화 이사회는 다음주 중 열릴 예정이며 주주총회는 늦어도 3월26일까지 개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