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다 먹었다"…3살 아이들 식판 10분만에 치워버린 어린이집 교사

머니투데이 김소영 기자 2021.03.0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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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울산 남구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아직 밥을 다 먹지 않은 3세 아이들의 식판을 임의로 걷어가는 등 아동학대를 일삼았단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경찰과 울산 남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 남구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가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학부모들은 "A씨가 점심시간에 아이들의 식판에 밥과 반찬이 남아 있는데도 식판을 걷어가는 등 학대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과 남구 관계자가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실제 A씨는 자신의 식사가 다 끝나면 밥을 먹고 있는 아이들의 식판까지 모두 걷어갔다.

이 어린이집의 점심시간은 1시간10분가량인데 CCTV 속 아이들의 식사 시간은 10분도 채 되지 않았다. 20~30분 이상 걸리는 간식 시간도 A씨는 5분 만에 끝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일부 아동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끌거나 인형을 던지고, 아이가 밟고 서 있는 이불을 잡아당겨 넘어지게 한 의혹도 받는다.


또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을 때마다 수업에서 배제하고 교실 한쪽에 깔린 이불에 종일 누워 있게 하는 등 방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 아동은 5명, 아동학대 의심 정황은 무려 1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 관계자는 "식사 시간이 짧으며 아이들의 의사 표현을 듣지 않고 식사를 빨리 끝낸 부분, 낮잠 시간에 아이들이 잠들지 않았는데 장시간 자리를 비운 부분 등을 모두 학대로 판단해 관련 자료를 경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A씨와 이 어린이집 원장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조사 중이다. 해당 어린이집은 지난달 26일 폐원했으며 A씨는 사건이 불거진 지난해 12월 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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