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 가지치기 마무리, 조동길 회장 사내이사 등판 '책임경영' 강화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1.03.0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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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사진=한솔그룹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사진=한솔그룹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주력 계열사 두 곳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한다. 2015년 지주회사 한솔홀딩스 (2,815원 ▼5 -0.18%)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전환 이후 조 회장이 직접 계열사 사내이사로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3일 한솔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달 24일 주요 계열사인 한솔제지 (10,950원 ▲170 +1.58%)한솔테크닉스 (5,650원 ▲40 +0.71%)의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앞서 조 회장은 2001년 모친인 고(故) 이인희 전 한솔그룹 고문으로 부터 경영승계를 받으면서 한솔제지 대표로 재직했다. 이후 그는 지주회사 체재로 개편되면서 그룹 회장으로 경영활동을 했다.

두 회사는 매출 1조원을 넘는 한솔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국내 제지업계 1위 업체인 한솔제지는 지난해 매출액 1조5000억원을 거뒀다. 1995년 인수한 전자부품 업체 한솔테크닉스는 지난해 매출 1조194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한솔홀딩스는 지난해까지 비주력 계열사를 적극 정리하면서 소위 '똘똘한 계열사'로 경영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17년 한솔아트원제지에 이어 지난해 한솔이엠이를 한솔제지에 흡수합병했다. 한솔신텍(현 신텍)과 한솔개발은 매각했다.

조 회장의 이번 사내이사 선임은 주력 업체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라서 등재하는 것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자료사진./사진=머니투데이DB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자료사진./사진=머니투데이DB
조 회장의 발목을 잡았던 지배력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솔홀딩스는 2019년 주주 환원을 요구하는 소액주주와의 표 대결로 곤욕을 치렀고, 적대적 M&A(인수합병)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앞서 지주회사 체재변환 직후 조 회장의 지분율은 4.16%(160만주)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7.23%(723만주)까지 높아졌다. 재단법인 한솔문화재단이 보유한 주식 7.93%(330만주) 등 특수관계자 지분이 30.26%(1억2720만)를 넘어섰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안정적인 지분율(33%)을 확보하면서 조 회장이 직접 일선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평가다. 지난해 한솔홀딩스가 3년 만에 실시한 기말배당금도 조 회장의 지분 확보를 위한 현금확보 차원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재가 안정화 되고, 경영권도 안정적으로 확보됐다는 판단에서 오너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보인다"며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M&A나 신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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