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이 사퇴를 염두에 두고 이같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검수완박은 부패완판" 강도 높게 비판윤 총장은 3일 대구고검을 방문해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지금 진행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것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며 중수청 설치 추진을 맹비난했다. 그는 "(검수완박이)헌법 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등 여권에서 공개적으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도 윤 총장의 발언이 전날보다 수위가 강해졌다.
이어 "국민을 선동하는 윤 총장의 발언과 행태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 상황을 엄중히 주시하고 총리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정 총리가 "자중하라"고 말한 것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알렸다.
사퇴 염두에 둔 강경발언?…정계 진출 가능성도
윤 총장의 행보에 대해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총장은 언제나 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된다"며 "장관의 무리한 징계 추진 등에도 버텼던 윤 총장이지만 중수청 설립 등에 대해서는 사퇴할 마음을 먹고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판단이 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는 "조직 전체가 위기에 빠졌을 때 총장에게 검사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있다"며 "윤 총장은 검사들의 요구에 적극 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의 임기는 오는 7월까지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임기를 끝까지 채우는데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임기를 마치기 전 사퇴하고 정치권으로 향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날 정 총리는 윤 총장이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은 헌법정신 파괴'라고 말한 것에 대해 "하는 것을 보면 정치인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윤 총장은 정치권 진출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이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