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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막아라"…'윤석헌 사퇴' 요구나선 금감원 노조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1.03.0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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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임기 막바지에 접어든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최대 위기'에 빠졌다. 채용비리에 연루된 직원의 승진 인사를 둘러싼 잡음으로 노동조합(노조)이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윤 원장이 연임을 노리고 있다거나 학계의 지인에게 원장을 넘기려 한다는 소문이 금융권에 돌자 노조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창화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3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파행으로 금감원은 난파 직전의 상황"이라며 "더 이상 금감원을 욕보이지 말고 자진사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사퇴하지 않고 버틴다면 무사히 퇴임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오는 5일까지 거취를 밝히라고 했다.



노조가 이렇게 나오는 계기가 된 건 지난달 단행된 금감원 정기인사다. 과거 채용비리에 얽혔던 A팀장과 B수석조사역이 각각 부국장과 팀장급으로 승진 발령된 것이다.

노조는 윤 원장이 이 인사로 금감원의 독립성을 스스로 헤쳤다고 본다. 당시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한 소송으로 금감원이 피해자들에게 1억2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했는데, 이 돈을 사실상 금융회사가 지급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들이 내는 분담금으로 운영된다. 윤 원장이 채용비리 연루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금융회사에 돈을 돌려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이들을 승진시켜 금감원의 명예와 독립성을 실추시켰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윤 원장은 도덕성과 업무능력 모두 형편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중이 제 머리를 못 깎으니 '인사참사'의 수습은 다른 사람이 해야 한다"고 퇴진 요구 배경을 설명했다.

금감원 노조가 과거 금감원장과 갈등 때 해명이나 사과를 요구한 적은 있지만 원장의 퇴진을 요구한 건 이례적이다.

이런 까닭에 금융권에선 노조가 윤 원장의 연임을 막기 위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원장이 연임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돌더니 최근엔 윤 원장이 모 교수를 차기 원장으로 추천하려 한다는 소문도 있었다"며 "노조가 윤 원장의 연임을 막기 위해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실제로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채용비리 뿐 아니라 윤 원장의 대외활동과 조직 운영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오 위원장은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윤 원장이) 올해 초 돌연 이 지사를 만났다는 소문이 돈다"며 "74세인 윤 원장이 스스로 연임론을 피우는 것은 노욕을 넘어 노망에 가깝다"고까지 했다.

아울러 "키코(KIKO‧외환 파생상품) 문제든, 금감원 독립론이든 윤 원장은 자신이 마치 성인이라도 되는 듯 큰 소리를 쳐놓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진보학자로 포장됐던 윤 원장의 실체는 선동만 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가짜 선지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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