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함 알아줄 것"…공사비 못받아 분신한 세 아이 아빠, 경찰 수사

머니투데이 김자아 기자 2021.03.0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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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빌라 신축 공사에 참여했다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50대 가장이 분신해 숨진 사건과 관련, 경찰이 원청 업체 등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3일 전북경찰청은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가 많고 사안이 복잡해 해당 사건을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월28일 오전 9시쯤 전주시 덕진구의 한 폐기물처리업체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A(51)씨가 분신해 숨지면서 알려졌다.



뉴스1에 따르면 A씨는 분신을 시도하기 전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 유서도 다 써놨고 더는 살 수가 없다"며 "이렇게라도 해야 세상이 억울함을 알아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119 구급대가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치료 나흘 만에 숨졌다.

A씨는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전주 시내 한 빌라 신축 공사에 참여했다가 원청업체로부터 건설 폐기물 처리대금 6000만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지인은 "아이가 셋이나 있는데 그동안 얼마나 고통이 심했을 지 상상도 못한다"고 했다.

함께 공사에 참여한 지역 중소업체들도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해당 건설업체를 상대로 소송 등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업체는 29곳이며 전체 피해 규모는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해업체들이 제출한 고소장을 토대로 정확한 피해규모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자료를 검토하는 단계여서 구체적인 피의사실은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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