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만 잘 나가는데…'수소'에 주목하는 기업들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1.03.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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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모델인 '아이오닉 5'(IONIQ 5)가 23일 공개됐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최초로 적용하고 고객들이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차량의 인테리어 부품과 하드웨어 기기, 상품 콘텐츠 등을 구성할 수 있는 고객 경험 전략 '스타일 셋 프리'(Style Set Free)를 반영해 전용 전기차만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현대차 제공) 2021.2.23/뉴스1(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모델인 '아이오닉 5'(IONIQ 5)가 23일 공개됐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최초로 적용하고 고객들이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차량의 인테리어 부품과 하드웨어 기기, 상품 콘텐츠 등을 구성할 수 있는 고객 경험 전략 '스타일 셋 프리'(Style Set Free)를 반영해 전용 전기차만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현대차 제공) 2021.2.23/뉴스1


전기차가 친환경차 시장에서 수소차를 밀어내고 대세가 됐다. 판매량에서도 전기차가 수소차를 압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수소연합'을 외치고 있다. 수소는 단순히 차 뿐만이 아니라 탄소를 배출하는 석탄 석유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량은 내수와 수출을 합해 50만3107대였다. 내수(22만6668대)와 수출(27만6439대) 모두 20만대를 넘어섰다. 전체 판매량, 내수시장 역대 최다 수준이다.

친환경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한 건 전기차 영향이 크다. 내수 판매는 하이브리드차(16만1450대) 전기차(4만6197대) 플러그인 하이브차(2만6730대)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기차의 대항마라 할 수 있는 수소차 실적은 저조하다. 내수(5786대)와 수출(995대)을 합해도 7000대에 못 미친다. 현대차 (231,000원 ▼2,500 -1.07%)의 '아이오닉5', 테슬라 '모델Y' 등 일반 소비자들의 시선도 전부 전기차를 향해 있다. 알려진 수소 승용차도 '넥쏘'가 유일하다.

기업들 수소 동맹 찾기 '혈안'
정세균 국무총리(가운데)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일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인천시 수소산업 기반구축 MOU 및 선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정세균 국무총리(가운데)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일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인천시 수소산업 기반구축 MOU 및 선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기업들은 수소 동맹 찾기에 혈안이 돼있다. 현대차그룹은 포스코에 이어 SK그룹과도 '수소연합'을 구성했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지난 2일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 참석에 앞서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협업 방안을 발표했다. 현대차가 SK그룹에 수소전기차 1500여대를 공급하고 SK그룹이 이를 바탕으로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는 게 골자다.

올해 말까지 인천·울산 지역의 물류 서비스 거점인 SK내트럭하우스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각 1기씩 설치한다. 전국의 SK 주유소 등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기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도 지속 협의한다. SK 주유소 등에 200kW(킬로와트)급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국경을 넘은 수소 연합도 나왔다. 현대중공업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는 이날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이 아람코의 LPG(액화석유가스)를 도입해 수소를 생산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는 다시 아람코가 실어가 처리하는 수소생산 협력이다. 아람코가 사우디서 생산한 암모니아도 국내 수입해 활용한다.

기업이 바라보는 건 수소차 그 이상인 '수소경제'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기업의 수소 합종연횡이 연이어 나오는 이유는 수소가 단순히 수소차를 넘어서 석유·석탄 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2050년 탄소중립'도 수소가 기반이다. 수소가 모든 걸 돌리는 '수소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것.

수소차 역시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현재 전기차가 갖고 있는 태생적 한계가 수소차엔 없기 때문이다. 충전 속도도 빠르고 오래 사용하면 배터리 성능에 저하가 오는 문제점도 수소차엔 없다. 주행거리도 훨씬 길다.

수소차는 승용차보다 대형 트럭 등 상용차에 적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류 특성상 교체 주기가 길고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며 전기차처럼 충전에 많은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수소차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독자적으로 확보한 기업이 아직 없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경제는 사실 걸음마 단계"라면서도 "아직 주도 국가가 없는 만큼 선제적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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