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초고속 임단협 타결, 뭔가 다른 SK이노 노사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3.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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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연속 초고속 임단협 타결, 뭔가 다른 SK이노 노사


5년 연속이다. 물가인상률에 연동하는 낮은 수준의 임금인상안에 올해도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초고속으로 합의했다. 코로나19(COVID-19) 직격탄으로 성과급 등이 크게 삭감된 상황에도 노사는 갈등보다 화합을 택했다. 수준이 다른 노사문화를 다시 한 번 뽐냈다.

SK이노베이션 (107,500원 ▼2,500 -2.27%)은 올해 임금교섭에서도 역대 최단 시간 잠정합의, 역대 최고 투표율·찬성률 기록을 세웠다고 3일 밝혔다. 세계적인 석유화학 산업 침체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를 공동으로 협력해 극복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노사는 이날 서울 SK빌딩과 SK울산 CLX(콤플렉스)를 화상으로 연결해 '2021년도 임금교섭 조인식'을 가졌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이성훈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상견례에서 끝, 갈등은 없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올해 임금교섭을 위해 노사 대표가 처음 만난 지난달 16일 상견례에서 역대 최단 시간인 20분만에 잠정합의안을 만들었다. 지난 2017년 세운 원칙을 5년째 이어갔다. 한때 강성 노조와 회사 간 갈등으로 진통을 겪었음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7년 노사 합의 당시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한 임금협상 프레임, 구성원 1% 기본급 행복나눔, 생애주기를 반영한 급여체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원칙을 도출했다. 글로벌 경기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겠다는 취지였다.

올해 임금인상률 합의안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0.5%)에 연동하기로 한 원칙에 따라 0.5%로 확정됐다.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는 2010년 이후 최저였다.

지난달 23일 열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는 0.5% 임금인상률에도 불구하고 전체 조합원 중 93.5%가 투표에 참여해 90.9%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투표율과 찬성률 자체도 SK이노베이션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최악의 영업실적을 내며 성과급 등이 곤두박질쳤음에도 조합원들은 흔들림이 없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낮은 임금인상률과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대 최고 찬성률로 잠정합의안이 가결됐다"며 "회사와 함께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동조합과 구성원들의 단합된 모습과 성숙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뢰와 인정, ESG 경영 지속 추진할 것"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2019년 단체교섭 조인식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구성원 기본금 1%를 기부해 만든 행복나눔기금을 활용해 ‘협력업체 공동 근로복지기금’ 조성, 새로 도입한 구성원 작업복 세탁 서비스의 ‘장애인 표준사업장’과 연계 통한 장애인 고용 확대, 사회공헌 활동 적극 참여 등을 합의했다. 2019.7.29/뉴스1(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2019년 단체교섭 조인식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구성원 기본금 1%를 기부해 만든 행복나눔기금을 활용해 ‘협력업체 공동 근로복지기금’ 조성, 새로 도입한 구성원 작업복 세탁 서비스의 ‘장애인 표준사업장’과 연계 통한 장애인 고용 확대, 사회공헌 활동 적극 참여 등을 합의했다. 2019.7.29/뉴스1
SK이노베이션 노사는 또 사회가 요구하는 친환경 중심의 혁신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도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노사는 회사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와 인정을 받는 'New SK이노베이션'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김준 총괄사장은 "임금협상 프레임 약속이 계속 지켜진 것은 노사간 신뢰와 존중에 기반한 혁신적 노사관계가 SK이노베이션만의 고유문화로 완전히 정착된 결과"라며 "잠정합의안이 역대 최고의 찬성을 보인 것은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기 위한 구성원들의 혁신적인 노사문화에 대한 의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ESG경영 확대를 통한 SK이노베이션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완성해 이번에 노사가 합의한 'New SK이노베이션'을 기필코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성훈 노동조합위원장은 "SK이노베이션 노사는 매년 스스로 만든 약속을 지키고 선진노사문화를 더욱 발전 시켜 나가고 있다"면서 "이렇게 만들어진 선진노사문화를 토대로 모든 구성원들과 이해관계자들에게 행복을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무 SK이노베이션 울산CLX 경영지원본부장은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신뢰와 존중 기반의 혁신적인 선진노사문화 모델을 만들어 정착시켰고, 구성원들의 큰 자긍심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노사는 더 큰 행복을 만들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사회와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노사문화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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