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큰손'은 50대부터 … '시니어' 바람이 분다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1.03.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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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초고령사회 그리고 30만개의 죽음⑤

편집자주 80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2015년 140만명 수준이었던 80세 이상 인구는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초고령화사회의 단면이다. 사망자수도 급증해 지난해 연간 사망자수는 1981년 관련 통계 집계 후 처음으로 30만명을 넘어섰다. '노인의 나라'와 '대규모 죽음의 시대'. 급속한 고령화와 늘어나는 사망자수는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를 야기한다.

/사진= 김지영 디자인기자/사진= 김지영 디자인기자


고령화로 소비자들의 연령대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도 '액티브 시니어'와 '뉴실버 세대' 등 시니어 세대가 인기다. 시니어 세대에 특화된 맞춤 식품부터 전용 멤버십 등으로 시니어들을 유혹하고 있다.



'시니어 세대' 지출 증가 … 식품업계, 연화식·연하식 전문 브랜드 출시
서울시가 지난달 22일 신한카드 회원 소비액을 바탕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0대와 60대의 온라인 카드 소비 증감률은 각각 전년 대비 22.3%, 18.8% 증가했다. 70대 이상에서도 17.7%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전반적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60대와 70대 이상 소비자들은 오히려 각각 전년 대비 1.4%, 1.2% 증가해 50대 이상 시니어 세대의 소비가 온·오프라인 전체에서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도 일명 '시니어 푸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2017년 국내 최초로 연화식(軟化食) 전문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를 출시했다. 연화식이란 씹어먹기 쉽게 제작된 음식으로 딱딱한 음식을 섭취하기 어려운 시니어 세대를 위해 제작된 음식이다.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1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인 '이지 밸런스를' 출시해 시니어 푸드 시장에 합류했다. 씹는 기능과 소화 기능이 저하된 시니어들을 위한 연하식(嚥下食) 제품 등 고령친화식품을 전문으로 판매한다.

이렇게 식품업체들이 시니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시장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2011년 5104억 규모였던 시니어 푸드 시장은 10년 만인 지난해 2조원으로 성장할 만큼 식품업계 핵심 사업으로 크고 있다.


유통업계 '시니어' 고객 잡기 혈안 … 멤버십부터 시니어 모델까지
롯데홈쇼핑 시니어관/사진= 롯데홈쇼핑 제공롯데홈쇼핑 시니어관/사진= 롯데홈쇼핑 제공
유통업계도 시니어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전용 멤버십을 만들거나 전용관을 만드는 등 특화된 전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식음료 뿐만 아니라 패션·건강용품·보조용품 등 산업에서도 시니어 세대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쿠팡은 2018년 노년층을 위한 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실버스토어' 테마관을 열었다. 건강관리, 재활·운동기구, 생활편의· 병원·의료용품 등 14개 품목으로 구성됐다. 영양제나 안마기, 요실금 팬티 등 시니어 세대에게 수요가 많은 제품들로 현재 687만여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12월 시니어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유료회원제 '헤리티지 엘클럽'을 선보였다. 지난해 전체 구매고객 중 55세 이상 비중이 60%에 달하는 등 매년 시니어 세대의 구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헤리티지 엘클럽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은퇴 후에도 소비·여가 생활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에 특화된 유료회원제다. 5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가입비만 50만원이다. 특히 이들의 구매력은 일반 고객에 비해 8배나 높아 매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홍보 모델을 시니어 모델로 채용한 곳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 시니어 모델 선발 공개 오디션을 열고 시니어 모델을 선발했다. 시니어 모델은 고객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금도 자사 문화센터에서 시니어 모델 강좌를 열고 시니어 모델을 육성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시니어 세대는 기본적으로 경제력이 뒷받침 되는 세대인데 최근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상품을 구매하는 상황이 많아지고 있다"며 "1회 구매 비용도 젊은 세대에 비해 큰 편이어서 앞으로 시니어 세대가 유통업계에서 구매력 있는 세대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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