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하기 싫다" 대신 다른 말로…카카오, 동료평가 확 바꾼다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1.03.0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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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디자이너 / 사진=이지혜 디자이너이지혜 디자이너 / 사진=이지혜 디자이너


카카오 로고 / 사진제공=카카오 로고카카오 로고 / 사진제공=카카오 로고
함께 일하고 싶은지를 묻는 동료평가와 그 결과를 본인에게 통보해 논란이 됐던 카카오가 인사평가를 개선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2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30분까지 카카오 본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사평가 관련 오픈톡(간담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를 비롯해 선착순 100여명이 화상회의 방식으로 참여했다.

앞서 카카오는 동료들이 실시하는 '다면평가'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돼 간담회를 마련했다. '함께 일하고 싶은지' 등을 묻는 답변을 수집해 당사자에게 공개하는 것 자체가 고통을 준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날 간담회는 직원들이 평가 제도, 보상, 조직문화, 직장 내 괴롭힘 등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가 오갔다. 사측은 평가 방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직장 내 괴롭힘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공유했다.

이번 인사평가 논란을 불러온 지난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유서 형식 글도 핵심은 직장 내 괴롭힘이었다. 직장 상사의 불합리한 대응에 고통을 호소하는 글이었고, 직원들이 글쓴이의 심경을 추측해 카카오 인사시스템을 저격한 것이다.



이와 관련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25일 기부금 관련 구상을 내놓는 사내간담회에서 "카카오 내에서 누군가 무시하거나 괴롭히는 행위는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카카오 라이언 / 사진제공=카카오카카오 라이언 / 사진제공=카카오
문제의 다면평가와 관련해서는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리뷰 대상자와 다시 함께 일하시겠습니까?' 항목을 두고 한 직원은 고용노동부에 근로감독 청원을 했고, 온라인상에서도 '비인격적인 기업', '잔인하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평가 문항 자체보다는 피드백 방식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동료·상향 평가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표현 방식은 크루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긍정적 인식을 주는 쪽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피드백이 잘 전달되는 방향으로 검토하는 등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점들은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인사평가 개선을 위해 직원 설문조사 등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논란이 된 문항도 2016년 말 직원이 먼저 제안해 도입했고, 매년 피드백을 받아 평가 항목을 개선해왔다는 입장이다.


이번 카카오 인사평가 논란과 관련 업계에서는 빠른 시간에 급속 성장한 카카오가 조직 관리에 허술함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미국 구글, 아마존과 같은 해외 IT기업들의 인사제도를 무분별하게 따르다 탈이 생겼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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