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2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시범경기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때리고 있다./사진=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당시 필자는 한국프로야구 도루왕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구단에서 연수 중이던 전준호(52) NC 코치와 함께 식사를 했다. 그 자리에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지역을 책임지는 샌디에이고 구단의 해외 스카우트도 있었다.
필자는 그 스카우트에게 한국 투수 류현진(34)과 윤석민(35) 중 한 명을 영입할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물었다. 그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윤석민”을 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윤석민이 보유한 구종이 류현진보다 더 많고, 이는 투수가 마운드 위에서 타자를 상대로 다양한 수 싸움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스카우트가 발굴한 호주 출신의 투수 한 명이 있었다. 그 선수는 국제 아마추어 드래프트를 통해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유망주였다. 당시 그가 받은 계약금만 200만 달러(약 22억 원)였다. 하지만 이 투수는 미국 생활 1년 만에 짐을 싸서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유는 향수병 때문이었다. 제대로 된 '먹튀(먹고 튀었다)'였다. 미국에서 야구를 하지 않는 이상 그의 계약금은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샌디에이고는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고교 졸업반이었던 외야수 테이트 도나반을 지명했다. 당시 그가 받은 계약금만 무려 670만 달러(약 75억 원)였다. 하지만 도나반은 프로 입단 후 오프시즌 때 부상을 당한 것은 물론 대마초 흡입으로 징계를 받는 등 야구 외적인 일로 더 주목을 받았다.
샌디에이고는 결국 2015 시즌이 끝난 뒤 도나반을 방출했다. 그는 이후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2016시즌을 끝으로 야구선수 생활을 접었다. 하이 싱글 A가 그가 뛰었던 최상위 리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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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윤석민”이라고 답했던 그 스카우트는 아직도 샌디에이고에 소속돼 있다. 아시아와 유럽 담당인 그는 김하성(26)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 구단과 계약하는 데 일부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카우트 업무를 직업으로 삼은 이들도 때론 일반인보다 못한 선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김하성을 선택한 그의 안목이 이번에는 적중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한 달 남았다. 그 때가 되면 김하성이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출발할지 아니면 마이너리그에서 뛸지 결정된다.
이상희 스타뉴스 통신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