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준이 롯데에서 뛰던 시절의 모습. /사진=뉴시스
LG는 지난 1일 롯데에서 뛰던 고효준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고효준은 2002년 롯데에 입단, 프로 무대에서 19년 간 활약한 베테랑이다. SK(2004~2015년)와 KIA(2016~2017), 롯데(2018~2020)를 거친 뒤 이번에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고효준이 당장 개막전부터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류 감독은 "현재 육성 선수 신분이다. 육성 선수 등록일인 5월 1일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컨디션을 지켜본 뒤 5월 이후 결정할 것"이라 말했다.
LG는 이미 진해수라는 좌완 불펜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효준을 영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진해수에게 쏠리고 있는 과부하를 덜어주기 위해서다.
류 감독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워크숍을 통해 한 시즌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 나눴던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로 진해수의 잦은 등판이 있었다"면서 "4시즌 동안 70경기 이상 소화했는데, 분명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걸 나눠줄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캠프 내내 좌완 불펜을 물색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류 감독의 언급대로 진해수는 최근 5시즌 중 70경기를 넘긴 시즌이 4차례(2016, 2017, 2019, 2020)나 됐다. 이닝은 최소 42이닝(2019시즌)에서 최대 54이닝(2016시즌) 사이였지만, 경기 출전 수가 많았다는 건 그만큼 불펜서 몸을 풀며 대기하는 횟수가 빈번했다는 걸 뜻한다. 마운드에 올라 실제로 던진 투구 수는 적을 지라도, 불펜서 몸을 풀면서 공을 던지기 때문에 피로도는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류 감독은 "그래서 대안으로 선택한 게 고효준이다. 여러 활용할 수 있는 수도 늘어난 게 아닌가 한다"고 짚었다.
물론 LG에 좌완 투수가 아예 없는 게 아니다. 하지만 당장 불펜보다는 조금 길게 바라보며 선발로 키우는 자원들이 많다. 류 감독은 "남호와 김윤식, 손주영 등 선발에 맞춰져 있는 좌완들이 있다. 하지만 당장 이들이 불펜에서 뛰는 것보다, LG의 앞을 봤을 때 육성을 시켜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