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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칼럼] '아이오닉5'의 경쟁자 테슬라만인가

뉴스1 제공 2021.03.0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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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새로운 전기차(EV) 모델을 내놓자 첫날 들어온 국내 계약 주문이 2만3760대였고, 이어 3000대 한정 계약으로 내놓은 유럽에선 신청이 3배수로 몰렸다고 한다.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통해 야심차게 내놓은 전기차 '아이오닉5' 이야기다.

아이오닉5의 사전 계약 대수는 국내 내연기관 및 전기차 모델을 통틀어 최다 기록이라고 한다. 아마 숨죽이고 기다리던 현대차 사람들 모두가 환호를 질렀을 법하다. 아마 독일 일본 미국 중국의 자동차회사 임원들은 현대자동차의 환호소리를 들으며 온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을 것이다.

현대차 수뇌부는 얼마나 기쁠까.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테지만 그들 마음속의 긴장과 불안은 계속될 것이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올해 대대적인 전기차 출시 계획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춘 전기차 스타트업, 즉 신생 기업들이 몸을 풀고 있기 때문이다.



근래 자동차를 새로 사거나 바꾸려는 사람들이 선택의 고민에 빠진 것을 종종 본다. 즉 전기차(EV)를 사느냐, 좀 더 기다려보느냐 하는 딜레마다. 그들이 망설이는 이유의 핵심을 요약하면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문제다.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너무 짧아." "배터리 충전시간이 몇 시간씩 걸리니." 하는 우려가 간단없이 튀어 나온다.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잠재 고객의 이런 걱정을 많이 덜어줄 것 같다. 이번 내놓은 아이오닉5는 완전충전 했을 때 410~430㎞를 주행할 수 있다. 충전시간도 획기적으로 짧아져 18분 동안 배터리 용량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전기차 주행거리에 대해 묘한 기준을 제시한다. "배터리를 완전 충전하고 부산까지 못간다면 불안해서..."라고 말이다. 아이오닉5는 이 기준을 충족시켜 줄 것 같다.

작년 국내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 모델3의 독무대였다. 전 세계에서 50만대 판매 여세를 몰아 한국에서도 약 1만2000대를 팔아 국산 전기차를 멀리 따돌렸다. 모델3의 주행거리는356~446㎞이다. 주행거리를 대폭 늘리고 충전시간을 크게 단축한 아이오닉5을 내세워 현대차가 테슬라를 물리칠 것인지 관심거리다. 첫날 계약 대수가 작년 모델3의 판매 대수를 2배 앞섰으니 테슬라의 예봉이 꺾일 것은 확실해 보인다.

"테슬라 나와라" 국내 뉴스 매체들이 아이오닉5 출시를 보도하며 붙인 응원성 제목이다. 싸움 구경을 좋아하는 것은 언론의 속성이지만, 현대차 경영진도 테슬라를 제일의 적수로 꼽아 임직원들의 경쟁의식을 진작시키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을 것이다.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아이오닉5가 국내시장에서 모델3을 꺾는 것은 전기차 시장 경쟁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올해 약 9000만 대에 이르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뜨거운 이슈는 전기차 판매 경쟁이다. 국제 시장조사 기관에서 내다보는 2021년 세계 전기차 예상 판매량은 약 400만 대다. 시장 규모로 보면 5%도 채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 시장을 놓고 세계 자동차업계와 각국 정부가 비상한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정책을 정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인류생존을 위해 기후변화를 막아야 하고 그러려면 온실가스를 줄여서 2050년 제로탄소(Net-zero)사회로 가야한다는 국제여론이 형성됐다. 이런 흐름에 부응하여 지금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대이동이 시작됐다.

거스를 수 없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이 변화를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선도했고, 일찍이 기후변화 문제를 심각하게 여겨온 유럽 국가들이 내연기관차 퇴출 시한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국가전략으로 신에너지 자동차 정책을 일찍부터 준비했으며, 내연기관 기술의 절대 강자인 독일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로 전환하려고 안간 힘을 쏟고 있다.

전기차 논쟁을 끝낸 것은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 출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50 제로탄소' 선언을 통해 '클린에너지정책'을 천명했다. 전기차 지원이 중요 항목에 포함됐다. 거기다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GM 최고경영자가 2035년 생산라인에서 내연기관차를 퇴출한다고 발표함으로써 전기차 대세론이 공고히 자리잡는 양상이다.

현대차의 경쟁상대는 테슬라만이 아니다. 디젤게이트 사건 이후 친환경 자동차회사를 지향하는 폭스바겐은 전용플랫폼을 통하여 아이오닉5에 앞서 작년 'ID.4'와 아우디 'Q4 e-tron'을 출시했고, 가격대가 높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EQS', BMW의 'iX' 등도 이미 시장에 진입했다. 중국의 전기차 진출은 시장규모와 정부의 지원아래 활발하다. 2014년 창업하여 뉴욕 증시에서 GM의 시장가치를 넘어선 니오(NIO)는 모델 'ET7'을 공개하고 테슬라의 모델S에 도전하고 있다.

GM과 포드 등 전통적인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전기차 신 모델을 들고 나오려면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GM이 탈내연기관을 선언한 만큼 머지 않아 미국의 전기차 시장도 뜨거워질 것이다. 미국은 SUV와 픽업트럭의 나라다. SUV스타트업 리비언(Rivian)이 순수 전기차 픽업 모델 'R1T'와 SUV 모델 'R1S'를 시판하는 올 7월 미국은 전기차 열풍이 불 것이다.


현대·기아자동차와 그 CEO 정의선의 큰 실험과 도전이 시작됐다. 어쩌면 좋은 시장환경을 만난 것이 아닐까. 현대·기아는 자동차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점에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 반열에 있고, 한국의 배터리 산업은 기술과 시장 점유율에서 세계 정상수준에 있다. 정치 및 정부 지도자의 정책적 혜안이 절실하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뉴스1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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