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분 대기 기본" MZ세대, '더현대서울' 집결…롯데·신세계 긴장↑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3.0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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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인스타그램 '#더현대서울' 1만7000여개…MZ세대 공략 '성공적'

지난달 24일 프리오픈일 더현대서울 매장 전경.지난달 24일 프리오픈일 더현대서울 매장 전경.


"'더현대서울'은 다녀왔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의 플래그십스토어(대표매장) '더현대서울'이 MZ(1980~2000년대 출생)세대가 다녀와야할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젊은 세대 고객을 놓고 동일한 영등포구 상권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신세계 타임스퀘어점과의 치열할 경쟁이 예고되는 가운데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SNS(사회연결망서비스)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해시태그 '#더현대서울'을 건 게시물은 1만7000여개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하루에 7만명 넘는 고객이 더현대서울을 방문해 프리오픈(지난달 24~25일)기간 동안 일매출 20억원을, 그랜드오픈(지난달 26일) 이후 일매출 5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추세라면 당초 현대백화점이 세웠던 오픈 후 1년간 매출 6300억원이 조기에 달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예상보다 뜨거운 초기 시장 반응에 롯데, 신세계 등 경쟁사들도 당황한 눈치다.

2일 인스타그램 '더현대서울' 해시태그 검색.2일 인스타그램 '더현대서울' 해시태그 검색.
영등포구 안 롯데·신세계·현대 3개 백화점 모두 입점…"'젊은 고객' 잡아라"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을 통해 동일한 영등포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신세계 타임스퀘어점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 이들 백화점들과 더현대서울간의 거리는 2.5㎞에 불과하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영등포 유동인구 흡수가 필수적이다. 영등포엔 KTX역과 지하철 1호선이 있고 오피스는 물론이고 먹자골목·유흥상권 등이 발달해 있어 경기도민, 비수도권 인구까지 모두 몰린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월평균 약760만명의 유동인구가 영등포 상권을 찾았다.


이들 중 대다수는 '젊은 인구'로 MZ세대 공략이 필수적이다. 영등포구는 20~30대 인구 비중이 약 30%로 서울시에서 가장 높다. 이들 공략을 위해 더현대서울은 MZ세대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모두 입점시켰다.

△에그슬럿 △효뜨 △레이어드 △마얘 △블루보틀 △카멜커피 등 SNS에서 인기있는 식당, 베이커리, 카페 브랜드가 모두 모였다. 또 △구찌·발렌시아가·버버리·생로랑 등 명품 잡화 브랜드와 △아르켓·골든구스·나이키·포터 등 눈길을 끄는 브랜드도 다수 입점했다.

더현대서울의 MZ세대 공략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3.1절 연휴 기간 동안 인스타그램에는 "모든 식음료 점포에 줄을 서야해서 테마파크 온 줄 알았다" "70분 대기는 기본" "에스컬레이터도 줄 서서 타야한다" 등의 게시물이 잇따랐다.

MZ세대 공략 위해 '리뉴얼'까지 했는데…허망한 롯데·신세계
그동안 영등포 상권의 MZ세대 공략을 위해 공들여온 롯데와 신세계로선 더현대서울의 초기 선전이 아플 수밖에 없다. 롯데와 신세계는 MZ세대 공략을 위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쳤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지난해 12월 약 1년간 진행해온 리뉴얼을 끝냈다. 1층엔 명품과 화장품 대신 편집매장과 국내 최초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매장 등이 들어섰다. 인기 많은 식음료 매장(호랑이식당, 아우어베이커리, 세미계) 등도 입점했다.

신세계 타임스퀘어점도 11개월에 거친 리뉴얼을 지난해 6월 마쳤다. 1층에 명품과 화장품 대신 '식품관'을 배치했다. 또 2층 전체를 생활(리빙) 품목 전문관으로 꾸렸다. 루이비통에 더해 지미추, 비비안웨스트우드, 에르노 등 M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컨템포러리 명품도 강화했다.

업계는 현재는 오픈 효과로 인해 더현대서울로 MZ세대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좀더 지켜봐야한단 입장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오픈 후 3개월까진 오픈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그 이후까지 더현대서울로 고객들이 몰릴지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현대서울에 MZ세대가 좋아하는 명품 브랜드가 다수 입점됐지만, 3대 명품을 유치하지 못했기에 인근 매장으로 그 수요가 유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MZ세대는 각 백화점에서 명품 구매 매출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명품'의 큰 손인데, 이들이 한 두번은 호기심에 더현대서울을 방문하겠지만 '진짜' 쇼핑을 위해선 3대 명품이 입점한 타매장으로 이동할 수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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