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국내 OTT 업계는 합종연횡, 각자도생하면서 경쟁 관계를 유지해 왔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KBS MBC SBS) 연합의 웨이브, CJENM·네이버·JTBC 동맹의 티빙을 양대 축으로 독자 성장을 추진하는 왓챠가 넷플릭스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KT '시즌'(Seezn), LG유플러스 'U+tv'에 이어 네이버(네이버TV)와 카카오(카카오TV)도 OTT 시장에 진출했고 쿠팡(쿠팡플레이)마저 OTT 서비스를 시작했다.
OTT협의회 공동 의장은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양지을 티빙 대표, 박태훈 왓챠 대표가 맡는다. 각 사 임원들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위원장 이희주 웨이브 정책기획실장)를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한다. 실무 조직은 정책분과, 홍보분과, 사업협력분과로 구성했다.
음악저작권 사용료 문제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행정소송과 단체협상을 담당하는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는 논의의 연속성을 위해 별도 조직으로 유지한다. OTT협의회는 이달 중 운영위원회 킥오프 회의를 시작으로 매달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필요 시 정책세미나와 기자간담회 개최 등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음악저작권 소송에 관할부처 혼선까지…디즈니+도 한국 상륙
넷플릭스 '승리호'
지금은 가는 길이 달라졌지만 웨이브는 작년까지만 해도 티빙 등과의 '합병'이 필요하다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OTT협의회 주요 추진 과제에 '망 이용료 등 불공정 및 역차별 환경 개선'을 적시한 것도 해외 OTT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OTT들이 손을 잡은 결정적인 이유는 다부처 정책 이슈와 저작권 단체들과 벌이는 사용료 갈등이다. 방송·미디어 산업진흥 담당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규제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에 문화체육관광부까지 얽히고설켜 있어 OTT 업계의 불만이 많다.
OTT협의회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와의 OTT 음악 사용료 분쟁을 시작으로 한 저작권 문제에도 업계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적극 나설 전망이다. 국내 OTT 업체들이 꾸린 OTT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새 징수 규정 개정으로 음악 저작권 단체들의 손을 들어주자 문체부를 상대로 최근 행정소송에 돌입했다.
이희주 OTT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해 범 정부 차원에서 미디어 규제 완화와 OTT 진흥방안을 발표했지만 관련 부처 및 국회에서는 오히려 규제 강화가 논의되면서 업계에 큰 혼란을 주고 사업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며 "OTT업계가 정책이슈에 대해 힘 있게 한 목소리를 내고, 여러 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해 갈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