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은 수소산업의 초점을 인프라 구축에 맞췄다. 수소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발전 등 수소 활용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이를 운용할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SK는 2025년까지 총 28만톤 규모로 부생·블루수소를 생산해 이를 유통하고 공급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연간 300만톤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수입하는 계열사 SK E&S는 천연가스를 활용해 2025년부터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25만톤 규모의 블루수소 생산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SK E&S는 2023년부터 연간 3만톤 규모의 액화 수소 생산설비도 구축한다.
SK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그룹 인프라를 총동원한 수소 대량 생산 체제 구축 △수소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Value-Chain·가치사슬) 통합운영 △수소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회사 투자와 파트너십 강화 등을 3대 추진 전략으로 내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산하 SK인천석유화학은 수소에너지의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인접해 수소의 장거리 운송에 따른 비용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가 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16일 포항 포스코에서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 오른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사진 오른쪽 첫번째),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부사장)(사진 왼쪽 첫번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포스코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그린수소의 생산과 이용 관련 기술개발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하는 수소다.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아예 발생시키지 않아 블루수소 보다 더 진화된 친환경수소로 간주된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글로벌기업과 블루수소 50만톤 생산, 2040년까지 그린수소 200만톤 생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대차도 포스코의 그린수소를 사용해 차세대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와 관련 기술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현대차를 중심으로 수소 인프라 구축 및 활용 등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모으고 있는 SK, 포스코간에 구축된 '삼각 동맹'은 기존에 알려진 협력 사업들 외에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와 포스코는 지난 16일 공개된 협력 방안들 외에 석탄 대신 수소를 이용해 철강을 생산하는 탄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한 내용이 머니투데이 취재 결과 확인되기도 했다.
이들 3개 그룹 외에 수소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의 한축으로 추진 중인 한화그룹과 GS그룹 등도 협력 채비를 마친 상태다. 한화 (28,200원 ▲100 +0.36%)그룹은 국내·외에서 수소충전 및 수전해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GS (48,500원 ▼1,150 -2.32%)그룹도 지난해부터 GS칼텍스를 통해 현대차와 수소충전소 구축에 속도를 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