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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근로자, 무리한 차선 변경하다 사망…"업무상 재해 아냐"

뉴스1 제공 2021.02.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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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유도봉 사이로 무리하게 차선 변경하다 사고 당해 사망
"진로변경 금지 알고서도 차로 변경…업무랑 사고, 관계없어"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오토바이 배달근로자가 배달업무 중 무리한 차선변경을 하다 사망했더라도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유환우)는 배달근로자였던 A씨의 배우자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금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6월 오토바이로 배달을 완료하고 복귀를 위해 편도 6차선 도로에 진입했다. A씨는 6차로에서 4차로로 진로변경을 한 뒤 다시 좌회전 차선인 3차로로 진로변경을 하다 주행중이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좌회전 차로인 3차로와 직진 차로인 4차로 사이에는 시선유도봉이 설치돼있었는데, A씨가 그 사이로 진로변경을 시도한 것이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시선유도봉 사이를 넘어서 3차로로 들어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 했다"고 진술했다.

B씨는 "남편이 배달을 완료한 후 이동하다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을 신청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A씨가 무리하게 진로변경을 시도하다 사고가 발생했다"며 "도로교통법 위반 범죄행위가 사고 원인이 돼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은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라고 B씨 신청을 거부하자 B씨는 소송을 냈다.

B씨는 "안전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하긴 했지만 남편의 위반행위는 범칙금 정도에 해당하는 경미한 과실"이라며 "남편과 사고가 난 차량 운전자의 전방주시 의무 소홀과 경합해 사고가 일었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사고가 A씨의 위법한 진로변경을 직접적 원인으로 해 발생했다"며 "배달업무 수행과 사고로 인한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3차로와 4차로 사이 실선이 그려져있고 그 위에 시선유도봉이 설치돼 있다고 언급하며 "A씨가 실선과 시선유도봉을 통해 진로변경이 금지된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는데도 시선유도봉 사이로 차로를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또 사고 장소가 A씨의 평상시 배달구역이라 도로구조와 차량 진행 방식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비록 차량 운전자가 충돌 6~7초 전부터 오토바이가 있었던 걸 인식하고 있었더라도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시선유도봉 사이로 진입한 A씨의 진로변경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 판단했다.


따라서 차량운전자의 과실이 설령 있었더라도 사고 발생에 기여한 정도가 크지 않고, A씨가 무리하게 진로변경을 했었어야 할 필요성도 있지 않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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