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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디즈니도 재택근무" 한국 애니메이터가 들려준 '라야' 작업기(종합)

뉴스1 제공 2021.02.2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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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스틸/디즈니 © 뉴스1'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스틸/디즈니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오는 3월 극장가를 찾아오는 영화 중 기대작은 단연 디즈니의 새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감독 돈 홀, 카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이다. 내달 4일 개봉하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어둠의 세력에 의해 분열된 쿠만드라 왕국을 구하기 위해 전사로 거듭난 라야가 전설의 마지막 드래곤 시수를 찾아 위대한 모험을 펼치는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영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동남아시아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다섯 부족이 분열돼 살고 있는 신비의 땅 쿠만드라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디즈니가 새롭게 창조한 '라야'로, '겨울왕국'의 엘사나 '모아나'의 모아나처럼 특별한 능력은 없지만 자신의 운명과 책임감 앞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장하는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즈니가 새롭게 선보이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는 1만8987명의 인간 캐릭터와 3만5749개의 인간 외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거대한 스케일이 담겼다. 여전사 캐릭터를 표현한 주인공 라야를 보여주는 역동적인 액션 시퀀스 또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디즈니의 드림팀으로 꾸려진 450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 디즈니가 보여줄 새로운 신비의 판타지 세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작업에 한국인 애니메이터도 함께 했다는 점이다.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올해 디즈니 근무 14년 차로, 이번에는 라야와 나마리의 움직임과 액션 시퀀스를 함께 만들어냈다. 구두 디자이너에서 서른살에 유학을 떠난 후 디즈니에 입사, '겨울왕국' '모아나' '주토피아' 등에도 참여하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해온 그다. 이후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을 세상에 함께 선보이기까지,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디즈니의 작업 비화도 들어봤다.

최영재 애니메이터/디즈니 제공 © 뉴스1최영재 애니메이터/디즈니 제공 © 뉴스1
-본인(최영재 애니메이터)에 대해 소개해달라.

▶저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 서른 살 나이에 뒤늦게 유학을 왔다.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졸업하고 운좋게 취직돼서 다른 스튜디오 근무하다 픽사에서 먼저 근무를 했고 14년 전에 디즈니로 옮겨왔다. 이후 지금까지 디즈니에서 근무 중으로 현재 디즈니 근무 14년 차다.

-디즈니에서 작업했던 이전 애니메이션은 어떤 것들이 있나. 애니메이터의 역할은 무엇인가.

▶작업했던 애니메이션으로는 '겨울왕국1' '겨울왕국2' '주토피아' '라푼젤' '모아나' 등이 있다. 애니메이터가 하는 일은 CG 캐릭터에 근육과 관절을 조절해서 표정과 움직임을 통해 스토리와 감정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즉 이펙트가 있는 물 불 폭발 옷 헤어 머리카락 등이 있는데 이런 걸 제외한 화면 캐릭터의 모든 움직임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 외에도 디즈니랜드에 들어가는 애니메이션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이번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서 어떤 작업을 맡았나.

▶제가 맡은 캐릭터는 주인공 라야와 나마리 캐릭터였다. 판타지 어드벤처 장르인데 이번엔 캐릭터들의 액션들도 많이 담당했다. 이 영화에서는 칼싸움과 격투 장면이 많이 나온다. 실제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들에서 행해시는 무술 등을 많이 참고해서 영감을 받아 애니메이션을 진행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겨울왕국'과 같은 애니메이션과 달리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는 뮤지컬 시퀀스 대신 액션 시퀀스가 다양하다.

▶모든 애니메이션에 뮤지컬이 들어가진 않는다. 한번 뮤지컬이 들어간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 그 다음에는 나오지 않기도 한다. 아마 다음 애니메이션에 뮤지컬이 들어갈 것 같다. 이번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서는 액션신이 많이 들어갔는데 태국이나 라오스 캄보디아 등에서 행해지는 무에타이, 말레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행해지는 펜칵 실랏(Pencak Silat)이라는 무술이 들어갔다. 라야가 아버지와 격투하는 장면은 펜칵 실랏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영화를 제작하는 초반에는 스튜디오에서 일을 했었다. 그곳에서 저희가 진행하는 시퀀스를 들으시고 내용대로 실제로 무술을 하시는 분들이 오셔서 무술을 행해주셨다. 카메라로 레퍼런스를 찍은 다음에 연구를 많이 하고 거기서 비슷한 정서를 낼 수 있는 쪽으로 많이 연구하고 액션을 진행했다.

-라야는 디즈니의 또 다른 새로운 여성 캐릭터다. 이전 공주 캐릭터들과 어떤 점이 달랐나.

▶라야가 공주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데 다른 캐릭터들과 다른 점이라면 굉장히 훈련된 단련된 전사이자, 왕의 딸이라기 보다 족장의 딸 느낌이 더 맞는 것 같다. 이번에 작업 할 때 신경 쓴 부분은 액션이 굉장히 많아서 액션 표현하는 데 최대한 이미 행해져 있는 무술들을 최대한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뒀다. 이 작업이 실제 애니메이션에서는 굉장히 어렵다. 액션이 많을 수록 화면 움직임이 많을 수록 섬세하게 다듬느라 시간 할애하는 데 노력했다.

-용으로 등장하는 시수를 구현하는 데 있어 어떤 것을 참고했나.

▶시수로 등장하는 드래곤에 관해서는 동남아시아 쪽의 교수님이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전하는 시수의 전설적인 스토리가 있더라. 저희 제작진 분들에게 잘 전달해주셔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처음으로 동남아시아 배경을 다뤘다. 배경을 작업하는 데 있어 어떤 점을 중점에 뒀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처음에 시작할 때 리서치를 기반으로 처음 시작한다고 한다. 동남아시아 배경은 처음 하는 것이었고 제작진 감독 중에는 동남아시아 출신이 없기 때문에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 가서 동남아시아 스토리 팀을 만나고 그분들과 최대한 협력을 해서 실제 감성적인 부분이나 정서적인 부분이나 모든 것이 올바르게 표현될 수 있도록 그 부분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알고 있다. 디즈니의 모든 영화는 어떤 지역이든지 리서치를 한다. '겨울왕국'의 경우 세미 피플(Sámi people)은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등 북쪽 지방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을 칭한다고 들었다. '겨울왕국' 사전 리서치 팀으로 갈 때도 최대한 협력했고, '모아나' 때도 협력을 했고 동남아시아도 마찬가지로 팀들과 최대한 협력해서 최대한 그 지역을 최대한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도록 가장 중점을 뒀다.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두면서 어떤 의미를 전하려 했나.

▶이 영화는 판타지 어드벤처 장르임에도 주제가 신뢰와 공생이다. 공교롭게도 모두가 처한 상황을 연상할 수 있겠더라. 영화에서 던지는 주제가 모두에게 다가올 수 있는 비중 있는 질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을 배경으로 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기대해도 좋을까.

▶라야의 스토리 만드는데 감독분들이 회사에 있는 동양인들 소규모 그룹 만들어 Q&A도 진행했었다. 한국적인 것도 표현하고자 인포메이션을 전달하긴 했는데, 이번 작품에 저희 아시아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정서가 표현됐다. 굳이 동남아시아라고만 하기보다 아시아를 표현하는 그런 정서가 포함돼 있어서 위안 얻을 수 있지만 한국을 배경무대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은 아직 잘 모르겠다.

-'주토피아' '겨울왕국' '라푼젤' 등 이전에 참여했던 작품들의 작업과 이번 작업에서 확연히 다른 점이 있었다면. 애니메이터로서 흥미로웠던 점은 무엇인가.

▶완전히 확실한 차이점이 있었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프로덕션 전체가 뿔뿔이 흩어져서 집에서 만들었다. 450명의 아티스트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파이프라인을 이용해서 작업을 진행했는데 파이프라인을 사용하면서 프로덕션을 마쳤다는 것이 제게도 놀라웠다. 제가 계속 다니고 있는 회사이긴 하지만 슬로우 하다고 느꼈던 미래가 성큼 다가온 느낌이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재택근무를 옵션으로 하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프리 프로덕션에서 프로덕션 넘어가는 단계부터 재택근무를 했는데 아무 문제 없이 작품을 연결해서 준비할 수 있었던 게 인상 깊었다. 그런 점에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이 이제껏 해온 작업 중에 가장 힘들지만 기억에 남는 영화일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집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도 했다. 다른 애니메이터들도 마찬가지일 텐데, 그것이 이전 작업들과 달랐던 차별점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애니메이터로서 재택근무로 하는 작업은 어떤가.

▶동료들도 집에서 다들 근무하고 있는데, 집에서 일하는 게 장단점이 있다. 장점으로는 출퇴근이 편해졌다는 것이고, 다만 동료들을 볼 수 없고 같이 식사도 못하는 단점이 있다. 재택근무 하면서 느끼는 점은, 주변 동료들이 이 작품을 창조하는 아티스트들이기 때문에 이들에 많이 물어봐야 한다. 동료들에 물어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그렇게 하기 번거로워져서 잘 하고 있는지 모를 때가 종종 있다. 디즈니 직원들 모두가 집에서 이런 상황에서도 잘 지내면서 회사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오히려 이전보다 일이 더 많아지기도 했다.

-14년간 디즈니에서 근무하면서 느꼈던 디즈니만의 특장점은 무엇일까.

▶제가 생각하는 디즈니의 특장점은 세 가지가 떠오른다. 디즈니 장점이라면 회사 내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정말 많다는 점이다. 영화와 영화 사이, 짧은 텀에도 쇼트 필름이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고 그걸 보여줄 수 있는 디즈니 플러스와 같은 플랫폼이 갖춰져 있다. 상영이 끝난 후에도 디즈니랜드 테마파크를 연계해서 보여줄 수 있는 굉장히 강한 장점이 있다.

-구두 디자이너에서 디즈니 애니메이터가 된 과정이 화제가 됐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저는 구두 디자이너가 첫 직업이었고 운 좋게 사수를 잘 만나서 사수의 디자인을 잘 따라가기만 했었다. 당시 구두 상품권이 인기였는데 그 상품권에 힘입어 일했던 브랜드가 효자 브랜드로 등극했다. 출퇴근할 때 바닥을 보면 제가 디자인한 구두 신고 계신 분들이 보이더라. 너무 신났다. 20대 첫 직장에서 처음 만든 디자인을 보고 난 이후로는 땅만 보고 다녔다. 그러다 당시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땅만 보고 다닐 거냐, 하늘 보고 다녀야지' 했다. 언젠가 '쥬라기 공원'을 보고 CG 애니메이터를 해보고 싶다 했는데 그렇게 하늘을 보다 비행기 타고 나가 유학을 하고 지금의 애니메이터가 되게 됐다.

-디즈니 입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자면.


▶디즈니 입사를 꿈꾸는 중고등학생 분들에게 연락을 자주 받았다. 지금부터 무엇 준비하면 디즈니 애니메이터가 될 수 있는지, 어떤 소프트웨어로 연습을 하면 되는지 묻더라. 애니메이터는 머리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 툴을 다루는 게 능숙해야겠지만 주가 될 수 없고, 툴은 매년 개발되고 새로운 것이 나와서 그분들이 입사할 때가 되면 전혀 다른 툴을 쓸 수 있다. 소프트웨어 사용은 지금부터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는 반면에 외려 다방면 지식이 작업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전방위적으로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중요한 건 학업과 교우관계를 폭넓게 하는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다. 좋은 애니메이터에서 더 나아가서 감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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