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메이드] 이승협 "역주행→1위 '옥탑방', 당연히 가장 애착"(인터뷰②)

뉴스1 제공 2021.02.2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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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밴드 엔플라잉 멤버
"아직은 엔플라잉 음악에 더 집중"

[편집자주]'K팝 열풍'의 중심에는 아이돌 그룹이 있다. 이들은 강렬한 음악과 퍼포먼스로 전세계 음악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요즘엔 단순히 무대 위에 서는 것을 넘어 소속 그룹이 소화할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 및 프로듀싱하는, 이른바 '아티스트돌'도 늘었다. 실력파 아이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K팝 글로벌 광풍에 긍정적 신호다. <뉴스1>은 [아이 메이드] 코너를 통해 '아티스트돌'을 직접 만나 음악과 무대는 물론, 그간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도 들어보고자 한다.



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아이 메이드]의 두 번째 주자는 5인조 밴드 엔플라잉의 이승협(29)이다. 엔플라잉 리더인 이승협은 팀에서 랩, 보컬, 피아노, 기타는 맡고 있다. 여기에 작곡, 작사, 편곡까지 소화하며 다재다능함을 자랑한다. 지난 2015년 데뷔 앨범 '기가 막혀'의 수록곡부터 작사에 참여한 이승협은 2019년 연간 프로젝트인 '플라이 하이 프로젝트' 싱글 앨범을 통해 발표한 '옥탑방'을 시작으로 현재 엔플라잉 앨범 대부분의 곡을 작업 중이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따라 곡을 만들면서 작곡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는 이승협은 밴드를 지망해 FNC엔터테인먼트에 문을 두드렸다. 정식으로 음악을 배운 적 없던 그에게 연습 과정은 혹독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본격적으로 작곡과 작사를 배웠고 지금의 '작곡하는' 이승협이 탄생할 수 있었다. 랩 포지션도 맡았던 이승협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작사에도 몰두했다. 덕분에 데뷔 앨범부터 작사진에 이름을 실었고, 동시에 자신의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자작곡들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데뷔 이후 4년간 열심히 달려온 이승협에게 2019년은 전환점이 됐다. 그 해 1월에 발표한 '옥탑방'이 대히트를 치며 엔플라잉과 이승협의 이름을 알리게 된 것. '옥탑방'은 발매 직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두 달이 지난 뒤부터 역주행을 시작했다. 800위대였던 순위는 차츰 상승해 1위를 찍으며 놀라움을 줬다. 당시 차트를 매일 확인했다는 이승협은 "잘 돼야 한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옥탑방'의 역주행으로 이제 괜찮아지겠단 생각이 들더라"며 "팬들한테 자랑스러운 가수가 될 수 있어서 좋았고, 정말 감사한 마음이 가장 컸다"고 회상했다.

'옥탑방'은 엔플라잉에게 빼놓을 수 없는 곡이 됐지만, 이승협에게는 한편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큰 성공 이후, '옥탑방 같은 걸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부담감이 생긴 것. 그럼에도 '옥탑방'에 머무르기 보다는, 엔플라잉을 생각하고 '공감' 할 수 있는 음악에 대해 고심하며 '아 진짜요.' '굿밤' '스타라이트' 등을 꾸준히 발표, 엔플라잉의 음악을 이어나갔다. 이승협은 이런 치열한 고민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솔로 앨범을 내보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고, 이를 담아낸 솔로 싱글 '온 더 트랙'을 지난 22일 발매했다. '80세까지 음악을 하고 싶다'며 음악을 향한 열정을 진지하게 드러낸 이승협을 뉴스1이 만났다.
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아이 메이드】①에 이어>

-첫 번째로 발표한 자작곡 '옥탑방'이 역주행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여러 번 기록했는데 기분이 어땠나.


▶차트를 보고 믿기지 않았다.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는데, 감사한 마음이 크고 지금도 그때가 생각난다. 차트를 매일 확인했는데, 처음 일간 순위가 800위였다가 700위로 올라가서 깜짝 놀랐다. 주변에 통화하고 그랬는데 점점 순위가 올라가더라. 그러다 97위까지 간 걸 보고 끝났다 싶었는데 1위까지 하더라.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다 같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뤄내서 더 뜻깊다. 연습생 시절이 떠오르면서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당시에 멤버들이 바뀌기도 하면서 잘 돼야 한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이제 괜찮아지겠다'는 마음도 들더라. 무엇보다 오랫동안 지지해준 팬들한테 자랑스러운 가수가 될 수 있어서 좋았다.

-'옥탑방'의 성공 이후 곡 작업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옥탑방' 자체가 부담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런데 주변에서 '부담되지 않냐'고 물으니까 점차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 오히려 2019년 10월 발표했던 '굿밤'을 작업할 때 부담감이 생겼다. 예전에 작업할 때는 지금 곡에 집중했는데, 주위에서 '옥탑방' 같은 걸 다시 해보라고 하니까 부담이 컸다. 그래도 난 '옥탑방 같은 것'을 생각하고 만들려고 하진 않고, 지금은 부담감이 아예 없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을 꼽아달라.

▶먼저 '옥탑방'은 빼놓을 수 없다. 잠들어 있던 곡이 우연히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는데, 처음 1위를 안겨주고 우리를 알려준 곡이라 애착이 갈 수밖에 없다. 또 '프리뷰'와 이번 솔로 앨범 수록곡 '문 앤 치즈'를 좋아한다. '문 앤 치즈'는 작업할 때 너무 힘들어서 울기도 했다. 당시에 새로운 느낌에 대한 고민을 엄청나게 했는데, '문 앤 치즈' 작업을 속 시원하게 끝낸 거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이 곡이 '인간 이승협' 그 자체인 곡이라 더 애착이 간다. 곡 작업할 때 음악 시작할 당시가 떠올랐고, 앞으로도 내가 좇는 것에 대한 확신을 하고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가장 잘 만든 곡은 무엇인가.

▶잘 모르겠다. 좋은 음악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어려운데, 아직 없는 것 같다.

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자신이 만든 엔플라잉 곡의 스타일은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나.

▶엔플라잉하면 떠오르는 색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서 '하이브리드'라고 답했지만, 사실 데뷔 초반에는 중구난방으로 곡이 들어갔다. 그래서 정말 수도 없이 고민했는데 우리의 색을 살리는 것에만 집중하니까 더 안 되더라. 오히려 그냥 하다 보니까 '엔플라잉 음악 같다'는 말을 듣기 시작했다. 작업하면서 느끼는 건, 멜로디보다 가사에서 '엔플라잉스러움'을 느끼는 것 같은데 우리는 아직 ‘엔플라잉 색’을 잘 모르겠다.

-엔플라잉 곡을 작업할 때는 멤버들과 상의를 하면서 진행해왔나.

▶멤버들과 함께 송캠프를 떠나 멤버들의 연주 스타일에 맞춰 얘기를 나누면서 하나씩 진행한다. 그런데 멤버들에게 작업한 곡을 들려주면 안 좋다는 얘기를 안 한다. 내가 열심히 한 것을 아니까 실망할까 봐 그런다. 그래서 '좋네요' 하면 보통이고, '진짜 좋네요!'라고 하면 좋다고 판단한다.(웃음) 그리고 이젠 멤버들도 곡을 쓰고 있다. 운 좋게 '옥탑방'이 잘 되어서 회사가 날 믿고 곡을 맡기고 있지만, 멤버들도 정말 잘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멤버들이 곡을 하나 만들면, 내 아이디어도 넣어서 같이 만드는 방식으로도 진행한다. 전에는 내가 전체적인 틀을 짰다면, 이제는 멤버들이 틀을 짜기도 한다. 조금 더 우리 음악이 다양해지고 있다.

-본인의 곡 작업 패턴은 어떤가.

▶느낌 위주의 좋은 곡을 만들려고 하는 편이라 내 기분도 좋아야 한다. 원래 긍정적인 사람이고, 더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하면 잘 나온다. 그런데 데드라인 때문에 촉박해지면 아침부터 작업실에 바로 와서 계속 앉아서 작업만 한다. 곡 대부분은 간접적인 경험이나 상상들에서 나온다. 흥얼흥얼하다가 멜로디가 좋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꽂혀서 작업한다. '불놀이' '프리뷰' '클리커' '문 앤 치즈’는 한 번에 나온 곡들이다. 꽂히면 1~3시간 안에 작업이 끝나는데, 반대로 안 나오면 오래 걸리기도 한다.

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엔플라잉 이승협/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015년에 데뷔해 6년 차가 됐다. 정규 앨범에 대한 욕심도 있을 텐데.

▶당연히 정규 앨범을 욕심내고 있다. 데뷔 초반엔 앨범 형태에 대한 생각이 크지 않았다. 그저 신곡이 나온다는 게 좋앗는데, 하다 보니까 정규 앨범의 의미가 정말 크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정규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을 많이 하면서 욕심을 내고 있다.

-외부 곡을 작업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아직은 전문 작곡가라기보다는 엔플라잉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진짜 작곡가로 플레이하려면 어렵다. 다른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해야 하고, 그 팀에 맞춰서 작업해야 하니까 함부로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고 본다. 물론 욕심은 있지만 지금 내가 하기엔 이른 것 같다. 우선 엔플라잉으로서 소화하는 게 먼저다. 지금은 내가 멤버들을 믿으니까 더 잘 할 수 있는 것 같다. 엔플라잉을 80세까지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이 메이드】③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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