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이 돌아왔다'…한화의 변신, 빨라지나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2.2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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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이 돌아왔다'…한화의 변신, 빨라지나


김승연 한화 (28,200원 ▲100 +0.36%) 그룹 회장이 7년 만에 경영에 공식 복귀한다. 그룹 주력 계열사에서 미등기임원으로서 미래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27,650원 ▲550 +2.03%) 대표이사는 전면에서 경영보폭을 넓힌다. 이미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7,500원 ▼15,500 -6.95%) 사내이사진에 합류함으로써 우주사업 등 그룹의 신사업 전반을 책임진다.

7년 만에 돌아온 김승연 회장, 등기임원 아닌 미등기임원 복귀 이유는…
한화는 26일 김 회장이 (주)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세 개 계열사에 적을 두되 미등기임원으로서 그룹 미래를 이끈다고 밝혔다.



미등기임원으로 복귀하는 이유는 계열사들의 일상적 경영활동에 관여하기보다 그룹 전반에 걸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사업 지원 등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특히 김 회장은 이들 회사 및 해당 사업부문 내 미래 성장전략 수립, 글로벌 사업 지원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2월 김 회장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취업 제한 규정이 해제되면서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졌다.


지난 2014년 서울고법은 배임 혐의를 받은 김 회장에 대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판결을 확정했다.

배임 혐의로 처벌받은 경우 집행유예가 종료된 날로부터 2년간 해당 회사의 취업을 금지하는데 당시 판결 직후 김 회장은 (주)한화 등을 포함해 총 7개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었다.

김 회장이 그동안에도 경영에서 아예 손을 뗐던 것이 아니라 그룹 총수로서 굵직한 그룹 현안이나 방향성에 영향을 끼쳐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복귀시 등기임원으로 자리하게 될지 역시 업계 관심사였다.

이 부분에 대해 한화 측은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앞으로도 회사별 사업 특성에 맞춰 자율·책임경영 시스템을 지속 발전시킨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김 회장이) 계열사들의 일상적 경영활동에 관여하기 보다 그룹 전반에 걸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사업 지원 등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조 미국통'으로 알려진 김 회장이 앞으로 자신이 보유한 네트워크를 그룹 경영에 십분 활용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책임경영 전면엔 김동관 사장 나선다…한화 이사진 또 '업그레이드'
'회장님이 돌아왔다'…한화의 변신, 빨라지나
김 회장의 복귀와 더불어 또 한 가지 눈길을 끈 것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 이사진 합류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사회를 열어 김 대표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미 한화솔루션 대표이사일 뿐 아니라 현재 미등기임원으로서 (주)한화 전략부문장도 맡고 있다. 이번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진에 합류하면 그룹이 추진하는 우주 사업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인공위성 전문업체 쎄트렉아이 지분을 최종 30%까지 인수한다고 밝혀 우주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 대표의)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 미래 트렌드에 대한 전문 지식, 투자 식견을 바탕으로 우주사업 및 미래형 모빌리티 등 첨단 신사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개정 자본시장법에 발맞춰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 영입을 예고했다.

우선 (주)한화는 박상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 하버드대에서 문화인류학 석·박사를 졸업했다. 유네스코(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 삼사기구 의장을 지냈다. 김동관 대표 역시 하버드대를 졸업했다.

박 교수는 특히 지난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당시, 경복궁 경내 관람을 안내했던 독특한 경험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박 교수의 글로벌 무대에서의 활동 경험과 감각은 한화 경영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현진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와 이선희 성균관대 법학전문 대학원 교수 등 2명을 신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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