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이젠 '대육천 시대'…"네카라는 벼락거지?"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1.02.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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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왼쪽), 블라인드 앱 캡처/사진=게티이미지뱅크(왼쪽), 블라인드 앱 캡처


IT·스타트업계의 인력 유치 경쟁으로 개발자들의 몸값이 치솟자 IT 대표주자인 이른바 '네카라'(네이버·카카오·라인)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은 지난 26일 개발직군 신입사원 초봉을 업계 최고 수준인 6000만원으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재직자 개발직군 연봉은 2000만원, 비개발직군은 1000만원 일괄 인상한다.



직방은 이름값이나 처우에 있어 포털 등 IT기업과 견줘 상대적으로 밀린다. 그런 직방마저 개발자 모시기를 위한 '쩐의 전쟁'에 뛰어들자 IT업계가 술렁였다. 앞서 배달의민족(초봉 6000만원)과 당근마켓(초봉 5000만원) 등 스타트업의 연봉 인상 릴레이가 이어졌고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등 게임사들도 개발자 등에 대한 연봉 일괄 인상에 나섰다. 여기에 직방이 개발자 모시기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직방에 (입사) 서류 넣습니다", "직크쿠배(직방·크래프톤·쿠팡·배달의민족), '대육천의 시대'(초봉 6000만원을 강조한 표현)가 열린 것인가"란 글이 올라왔다. "IT계의 벼락거지 네카라" 등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네카라' 중 한 회사에 다니는 30대 A씨는 "연봉은 일종의 자존심"이라며 "타 업체의 연봉 일괄 인상으로 내부에서 다들 불만이 쌓여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경우 성과급 논란으로 전날 이해진 창업자가 직접 간담회를 주재했으나, 직원들 사이에선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단기간에 매출이 늘지 않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속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총 보상 차원에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 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달랬다.

네이버 노조는 성과급 지급 금액과 비율을 정확한 수치로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추가 간담회 개최를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업계 최고'임을 주장하기 위해 예시로 든 사례는 일관된 기준도 없이 회사의 논리에 유리한 방향으로 취사선택했다"고 꼬집었다.

IT·스타트업계의 연봉 인상 러시는 지난해 하반기 쿠팡에 이어 연초 넥슨의 초봉 800만원 인상으로 촉발됐다. 넷마블과 컴투스, 게임빌, 크래프톤이 잇따라 초봉을 인상했고 게임업계 최고 처우를 자랑하는 엔씨소프트도 조만간 인상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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