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장사 잘했지만…' NS홈쇼핑 속앓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1.02.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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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지영 디자인기자/사진= 김지영 디자인기자


NS홈쇼핑이 지난해 홈쇼핑 본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음에도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등 실적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자회사인 하림산업이 추진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개발사업이 5년째 횡보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국가정책 시범사업으로 힘을 실어주며 본격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서울시와 인허가 관련 갈등을 빚으며 재차 발목이 잡혔다.



NS홈쇼핑 별도 영업익 20% 상승 … 연결 기준은 2.1% 불과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S홈쇼핑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6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홈쇼핑이 호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NS홈쇼핑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보면 상황이 다르다. NS홈쇼핑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상승하는 데 그쳤다. 본업에서 성공을 거뒀음에도 자회사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제자리걸음 한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NS홈쇼핑이 지분 100%를 소유한 하림산업의 양재동 부지다. 하림산업은 2016년 5월 1800억원 상당 회사채를 발행하고 은행 차입 등을 통해 4525억원에 양재동 파이시티를 인수했다. 이는 하림그룹이 추진하는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하림은 이곳에 그린&스마트 도시첨단물류 시설과 R&D지원 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개발 사업은 서울시의 반대로 5년 넘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와 하림이 용지 용적률과 건물 층수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적률' 두고 서울시와 하림 갈등 … NS홈쇼핑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NS홈쇼핑 복합건축물 전경 /사진제공=엔에스쇼핑NS홈쇼핑 복합건축물 전경 /사진제공=엔에스쇼핑
하림그룹은 조례상 상한인 용적률 800% 건물을 지으려는 계획이지만 서울시는 자체 도시계획에 따라 용적률을 최대 400%밖에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까지 착공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서울시와 하림은 이달에도 각각 입장문을 내며 아직도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와 하림그룹의 대립으로 NS홈쇼핑의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NS홈쇼핑은 이미 개발 지연으로 5년 동안 1500억 상당 손해를 입어왔다. 지난해는 홈쇼핑이 호황인 덕분에 영업손실은 면했지만 홈쇼핑 산업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은 장담하기 어렵다.


홈쇼핑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을 쥐고 있는 그룹사들이 홈쇼핑을 홈쇼핑 본업이 아닌 그룹 신사업을 위한 캐시카우 역할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업계 전반에 퍼져있다"며 "NS홈쇼핑도 그룹 부동산 투자로 인한 손실 때문에 본업인 홈쇼핑 투자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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