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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K로켓' 쏘는데…우주산업 예산, 美 100분의 1수준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김건우 기자, 김유경 기자 2021.02.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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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우주창업시대(중)

편집자주 "바다가 아니라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영국 탐험가 월터 롤리경이 21세기를 살았다면 하늘 저편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우주여행, 우주셔틀, 우주통신, 우주청소 등 허황하게 들리던 우주산업이 하나 둘 현실화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이런 획기적 변화를 이끄는 주역은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과 같은 로켓벤처들이다. 본격 도래한 '우주창업시대'를 조망하고 우리의 당면과제와 발전방향을 짚어본다.
'비욘드 더 스카이' 로켓성장 꿈꾸는 韓 스타트업
로켓 개발부터 소형위성 제작까지 'K-스페이스' 개척

스타트업은 'K로켓' 쏘는데…우주산업 예산, 美 100분의 1수준




스타트업들이 지구를 넘어 우주로 향하고 있다. 첨단 발사체(로켓) 개발과 초소형 위성 제작부터 위성 정보를 수신하는 지상 기지국 구축 등 척박한 국내 우주산업 환경에서 '작지만 커다란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이끌 것으로 점쳐지는 국내 스타트업들에는 수십억원씩 투자금도 몰리는 모습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규모는 2016년 3600억달러(약 400조원) 수준에서 2040년 1조1040억달러(약 1220조원) 규모로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발 빠른 벤처캐피탈(VC)들을 중심으로 우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초소형 발사체를 만드는 페리지항공우주와 하이브리드 발사체를 만드는 이노스페이스, 초소형 위성 제작기술을 갖춘 나노스페이스, 위성 지상국 서비스와 영상 분석에 집중하는 컨텍 등이 대표적이다.

우주산업 스타트업에 투자해 온 국내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우주산업 분야는 2000년대 들어서 가장 성장한 산업군 중 하나"라며 "국내에서도 최근 관련 투자와 관심이 커지면서 창업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로켓 쏘는 '이노스페이스·페리지항공우주'

페리지항공우주는 초소형 위성 발사체 개발에 특화한 스타트업이다. 자체 개발한 발사체 '블루웨일'은 무게가 2톤(t) 미만이다. 탑재할 인공위성의 무게도 50kg 안쪽이다.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위성을 450㎞ 궤도에 올리는 게 목표다. 이륙 중량만 100톤에 달하는 우주탐사선 나로호에 비교하면 40분의 1 정도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삼성벤처투자, LB인베스트먼트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100억원 이상을 유치했다. 연내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에서 발사체 시험발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위성 발사체를 개발하는 이노스페이스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우주 스타트업이다. 페리지항공우주와 개발하는 소형 발사체 종류는 비슷하지만 사용하는 추진체(엔진)가 다르다. 이 회사는 '하이브리드 엔진' 핵심 기술을 보유했다. 고체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같이 사용하는 혼합형 엔진을 개발 중이다. 올해 4월부터는 15톤 엔진 시험을 시작해 12월 브라질에서 우주 시험발사를 추진한다. 지난해에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인터베스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에서 8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노스페이스에 초기부터 투자한 퓨처플레이의 최재웅 심사역은 "전세계적으로 초소형 위성부터 대형 위성까지, 과거에는 없었던 기업들의 위성 발사 수요가 점차 커지는 상황"이라며 "과거 국내에서 개발이 불가능했던 하이브리드 발사체는 안정성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우주 지상국 '컨텍'·초소형 위성서비스 '나라스페이스테크'

발사체를 쏘아올린 후 사업에 초점을 맞춘 스타트업들도 있다. 컨텍은 민간 우주 지상국(기지국)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위성이나 발사체가 임무를 수행할 때 각종 정보들을 지상으로 보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우주 지상국은 위성이나 발사체가 보내는 위치정보와 상태정보, 촬영정보 등을 모두 받아서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거래 대상은 전세계 위성, 발사체 운영기관과 민간업체 등이다. 컨텍은 2019년 제주도에 첫 우주 기지국을 설치했다. 내년 말까지 핀란드와 미국 알래스카 등에 지상국을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큐브위성' 등 초소형 위성을 제작한다. 위성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영, 빅데이터 처리까지 전 과정에 최적화된 종합 서비스를 갖추는 게 목표다. 현재 부산시의 위성개발 협력기관으로 부산시에서 사용할 해양정보수집용 위성 개발을 추진 중이다. 부산시는 위성을 활용해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선박 위치를 파악하고 불법 어업과 해양환경오염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민하 기자

"로켓 국산화율 이미 90%…우주산업 육성책 필요"
한창헌 KAI 뉴스페이스 TF장 "밸류체인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 키워야"

"우주산업이 수익창출 가능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정부 주도에서 민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인 한국이 앞서기 위해서는 연구기관부터 스타트업, 대기업 등이 연합체를 구성해 시장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합니다."

한국항공우주 (34,900원 650 -1.8%)산업(KAI)의 뉴스페이스 TF(태스크포스)장을 맡고 있는 한창헌 미래사업부문장(상무)은 "한국은 원자재를 제외한 기술만 따지면 국산화율이 90%에 달하고, 세계 5위권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우주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해 세계 1위 기업과 겨뤄보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KAI는 1999년 대우중공업과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3사 항공기 부문이 통합해 출범한 국내 최대 우주항공회사다. 2018년부터 우리나라의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정부 출연 연구원이 아닌 민간기업 최초의 실용급 위성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위성 시스템 개발부터 제작, 조립, 우주 발사까지 모두 주관한다.

한창헌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뉴스페이스 TF장한창헌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뉴스페이스 TF장
한 상무는 서울대학교 항공공학과 박사 출신으로 KAI 출범 직전 대우중공업에 입사해 우주항공 분야에서만 23년간 일해온 스페이스 전문가다. KAI의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 개발, 최초 국산헬기 수리온 JV(조인트벤처) 설립 등에 참여했고 현재는 '뉴스페이스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 상무는 과거 정부 주도로 개발되던 우주기술이 민간으로 넘어오면서 우주산업의 발전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위성 사진은 곡물 수요, 재난구조, 벌목 및 해양감시, 자원탐사 등 다양한 민간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까지 결합해 멸종위기종 아프리카코끼리의 개체 수를 알아내는 수준까지 왔다.

한 상무는 "아직 우리나라는 위성정보를 정부가 독점하면서 관련 기술 상업화가 걸음마 단계 수준"이라며 "위성을 기반으로 한 정보서비스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민간 중심의 기술개발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한 첫 단계가 연구기관과의 적극적인 협력이라고 한 상무는 강조했다. 연구기관에 축적된 발사시스템, 발사체 등의 기술을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연구인력과 기업들이 함께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신사업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은 'K로켓' 쏘는데…우주산업 예산, 美 100분의 1수준
뉴스페이스 TF팀도 올해 항공우주연구원, 카이스트 등 연구기관과 협력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2단계로는 위성 탑재체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마지막 3단계로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과 협력을 구축할 예정이다. GPS. 사진, 데이터 통신 등 위성을 기반으로 한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한 상무는 전했다. 한 상무는 "후발주자인 한국이 미국 등 선진국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누가 기술 개발을 주도하느냐는 소모적인 고민을 하지 말고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KAI는 올해 국내 처음으로 상업용 위성을 수출한다는 목표다. 이미 KAI가 개발한 군용기를 구매하는 국가들과 위성 패키지 구매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 상무는 "한국의 우주산업 발전이 가속화하려면 수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한 밸류체인 구축과 함께 정부가 우주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법체계를 만들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은 'K로켓' 쏘는데…우주산업 예산, 美 100분의 1수준
김건우 기자

우주산업 주도권 경쟁 점화…"미래차·바이오·반도체처럼 키워야"
국내 GDP 대비 투자비중 0.03%…中·日 절반 수준 그쳐

스타트업은 'K로켓' 쏘는데…우주산업 예산, 美 100분의 1수준
우주산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관련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우주산업 초기 시장선점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미래차·바이오·반도체처럼 집중육성산업으로 지정해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부터 우주기술 개발 및 상용화까지 폭넓게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우주산업에 대한 투자는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한참 뒤떨어져 있다. 국내 우주산업 예산은 2019년 4억7600만 달러로 미국(472억 달러)의 100분의 1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도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투자비중은 2019년 0.03%로 미국(0.22%), 러시아(0.23%)는 물론 중국(0.07%), 일본(0.06%)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그친다.

특히 우주 강대국들은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과 같은 우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우주산업 정책을 전환하고 빠르게 산업을 키우고 있다. 우주 강국인 미국은 2019년 전체 우주 예산의 51%인 약 241억달러를 민간부문에 할당하는 등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10년부터 ‘상업 우주선’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보잉과 48억 달러, 스페이스X와 3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민간기업의 우주개발 경쟁을 유도했다. 그 결과 스페이스X가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최초의 민간기업이 됐다.

룩셈부르크는 국가의 ‘미래 먹거리’로 우주를 택했다. 2017년 ‘우주자원계획’을 공식 발표한 룩셈부르크는 2018년 9월 룩셈부르크 우주국(LSA)을 창설한 후 자국에 법인을 설립한 우주산업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1억유로(약 128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아울러 '우주자원법'을 제정해 소행성 등 천체에서 민간기업이 채굴한 자원에 대해 소유권도 인정했다. 룩셈부르크 대표 우주기업이자 세계 최대 위성운용사로 꼽히는 SES도 정부의 이 같은 정책 지원을 통해 탄생했다. SES는 정부가 지분 16%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에 일체 간섭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은 2030년까지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점유율 10%를 목표로 하는 우주혁신성장전략을 이미 2014년에 제시했다. 특히 유럽우주기구(ESA) 기금 출연으로 ESA의 화성탐사계획에 영국 기업들이 참여케 하는 등 민간의 우주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은 2045년까지 세계 최고의 우주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우주개발 로드맵을 2018년 발표하고 달 탐사선과 화성 탐사선 발사 등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도 경제산업성이 2018년 하반기부터 우주 관련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하는 등 우주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가우주위원회 설치,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우주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국가 상대의 사업 기회 제공에 그쳐 산업 활성화가 더디다는 지적이다.


홍재근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우주산업은 고도의 융복합 비즈니스로 현존하는 대부분의 산업과 연결된다"며 "밸류체인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관련 산업과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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