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역대 최대 차익실현…'대세 상승장' 믿음 깨졌나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1.02.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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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104.71포인트(3.5%) 상승한 3,099.67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24일 2% 넘게 급락하며 3000선이 붕괴된 지 하루 만에 미국 증시 훈풍에 힘입어 곧장 3000선을 회복했다. 2021.2.25/뉴스1(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104.71포인트(3.5%) 상승한 3,099.67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24일 2% 넘게 급락하며 3000선이 붕괴된 지 하루 만에 미국 증시 훈풍에 힘입어 곧장 3000선을 회복했다. 2021.2.25/뉴스1


코스피 지수가 하루만에 100포인트 넘게 뛰었다. 3100선이 다시 눈앞이다. 미국과 중국 증시가 모두 상승하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돌아온 덕분이다. 이들 매물을 받아내느라 힘빠졌던 동학개미는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섰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04.71포인트(3.50%) 오른 3099.69에 마감했다. 전날 중국과 홍콩발 악재에 순식간에 3000선을 내주며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던 것이 무색할 정도다.

돌아온 외국인과 기관의 힘이 컸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나란히 9744억원, 9782억원 사들였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현재 인플레이션이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강조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서울=뉴스1)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제공) 2021.2.25/뉴스1(서울=뉴스1)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제공) 2021.2.25/뉴스1
개인은 장 반등을 대거 차익 실현 기회로 활용했다. 이날 하루에만 1조9388억원 순매도했다. 2002년 한국거래소 집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 개인 순매수 기록이다. 직전 최고 기록은 2011년 12월1일 기록한 1조6809억원이다.

개인은 최근 외국인과 기관 순매도 공세를 받아내느라 역대급 자금 수혈을 지속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순매수액이 6조6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날 2조원 가까이 차익 실현을 하면서 어느정도 화력을 보충했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업종이 올랐다. 전날 모든 업종이 내렸던 것과 대조된다. 특히 의료정밀은 코로나19 치료제 유럽 판매를 앞둔 셀트리온 덕에 7%대 강세를 보였다. 의약품은 5%, 전기전자는 4%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활짝 웃었다. 특히 반도체 빅2인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는 반도체 가격 상승에 간밤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24% 상승한 영향을 받아 각각 4%, 9%대 급등했다.

리콜 이슈로 급락했던 현대차 (237,000원 ▼7,000 -2.87%), LG화학 (440,000원 ▼4,000 -0.90%)도 각각 4%, 3%대 올랐다. 셀트리온 (183,800원 ▼400 -0.22%)은 9%대 급등했다.

시총 1~71위까지 모조리 상승했고, 코스피 시장에서 하락한 종목은 80개에 불과했다.

코스닥 지수도 29.90포인트(3.30%) 뛴 936.21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1256억원, 832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은 1883억원 순매도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지수가 크게 오른 것은 좋지만 시장 참가자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높아진 시장 변동성 때문이다. 이틀 새 지옥과 천당을 맛본 동학개미들은 대세 강세장에 대한 믿음이 차츰 옅어지는 듯 하다. 이날 개인이 시장 강세를 계기로 역대 최대 순매도에 나선 것이 증거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경기 정상화 움직임 속 증시 변동성이 불가피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르게 줄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 유동성 회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최근 증시가 급등락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증시 포커스를 수출입 통계가 아닌 유동성 흡수 정책 등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보다는 중국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만큼 중국 등 아시아권 대응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인프라 투자 관련 종목과 금융주 급등세가 나타나는데 이는 증시 이슈가 금리에서 경제 정상화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음주 한국 수출입 통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국의 양회, 전인대 개막식에서 리커창 총리의 발표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시장이 현재 금리 인상 수준에 적응하면서 증시가 다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 때문에 주가가 올라왔는데 최근 긴축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시장 경계심이 나타났다"며 "그러나 글로벌 긴축 조정이 본격 시작되지 않고 높아진 물가나 금리 수준이 경기와 기업 이익을 훼손하지 않는다면 하방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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