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목소리를 모아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조석래 전임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사퇴한 2011년부터 전경련을 이끈 허 회장은 5회에 걸쳐 연임해 이번에는 고사하겠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마땅한 후임 회장을 찾지 못하고 전경련 회장단의 연이은 권유로 6연임하게 됐다.
허 회장이 전경련을 다시 맡기로 함에 따라 5대 경제단체는 모두 기업인으로 채우게 됐다.
지난 23일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에 선임되면서 내달 24일 있을 대한상공회의소 총회에서 대한상의 회장에 오를 예정이며, 지난 24일에는 구자열 LS 그룹 회장이 한국무역협회 회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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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손경식 CJ 회장이,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제이에스티나 김기문 회장이 맡고 있다. 퇴임 관료들이 맡았던 무역협회와 경총 회장을 기업인들이 다시 맡게 된 것이다.
이로써 국정농단 사태로 위축됐던 경제계의 목소리가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해 다시 뭉쳐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 초 국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경제입법에서 기업인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뤄졌던 것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기업인들의 통합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기업규제 입법을 저지하지 못했다며, 경제단체의 통합론까지 나오고 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의 경우 공개적으로 전경련과의 통합논의를 꺼내기도 했다.
일단 전경련의 거부로 무산되긴 했지만 허창수 회장 유임 이후 어떤 형태로든 전경련에서 분리된 경총이 다시 전경련 속으로 통합될지, 1대1 통합을 할지 등의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와는 별개로 지난해말 국회를 통과한 기업규제3법과 노동법, 올 초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 곧 있을 이익공유제 관련 입법 등 재계 앞에 놓인 적지 않은 현안들을 새로 맡은 재계 대표들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각 경제단체장들이 기업인들로 포진한 만큼 앞으로는 더 자연스럽게 경제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