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고발한 당신, 내게 한 쓰레기짓 생각 안 하나"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1.02.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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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선수 기성용 /사진=뉴스1프로축구 선수 기성용 /사진=뉴스1


축구선수 기성용(32, FC서울)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에게 오히려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기성용 고발한 에이전트 폭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여기서 '에이전트'는 같은 날 기성용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제보자 중 현재 축구 에이전트로 일하는 D씨를 가리킨다.

글쓴이는 "기성용 선수를 고발했던데 당신이 저와 제 친구들에게 했던 만행들은 생각 안 하느냐"며 "사과 한 번 받은 적 없고 당시 팀 게시판에 폭행 피해 내용을 적었다가 도리어 죄인 취급을 당해 힘들었던 시절을 잊지 못한다"고 적었다.



이어 "제가 중학교 2학년이었고 D씨가 3학년이었다. 놀이랍시고 저를 기절시키고 낄낄거리면서 웃던 모습이 생생하게 생각나 끔찍하다"며 "그때 뉴스 기사로도 나왔는데 본인이 했던 쓰레기 짓을 당했다고 하니 너무 기가 찬다"고 분노했다.

글쓴이가 언급한 기사는 2004년 전남 드래곤즈 유소년팀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을 다루고 있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후배들에게 자신의 성기를 만지라고 하고, 보는 앞에서 자위행위를 강요하는 등 강압적인 성행위를 시켰다는 내용이다.



글쓴이는 "당시 정의감에 불타올라 내부 고발을 하고도 많은 피해와 상처를 받아야 했다. 지금도 생각하면 힘들고 또 그런 상황이 올까 봐 겁난다"며 "사실을 폭로하고도 전학 가야 했고 운동도 못 하고 여기저기 끌려다니며 심문을 받았다. 죄 없는 아버지까지 먼 길 오셔서 불려 다녔는데 그때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회상했다.

지난 24일 오전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대표 출신 프로축구 A선수와 선수 출신 외래교수 B씨의 성폭력 의혹을 전했다.

해당 자료에서는 A씨와 B씨가 2000년 1월~6월 한 초등학교에서 당시 한 학년 아래였던 후배 C씨와 D씨를 상대로 구강성교를 강요하는 등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A씨로 지목된 기성용과 B씨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기성용을 둘러싼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당시 기성용과 팀 동료였다는 이들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스포츠 매체를 통해 "제보자들이 오히려 성폭력 가해자 전력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C, D 측은 성폭력 의혹에 대해 아직 아무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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