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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금감원 노조 "윤석헌, 금감원 독립을 해치고 있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1.02.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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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원장, 금융사 사외이사하며 이사회 안건 반대한 적 없어"

오창화 금융감독원 노조위원장(가운데)이 25일 오전 금감원 본원 앞에서 최근 정기인사에서 과거 채용비리에 연루된 직원이 승진한 것과 관련해 옥외 항의집회를 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오창화 금융감독원 노조위원장(가운데)이 25일 오전 금감원 본원 앞에서 최근 정기인사에서 과거 채용비리에 연루된 직원이 승진한 것과 관련해 옥외 항의집회를 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시행한 정기인사를 두고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된 직원이 정기인사에서 승진하자 내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노조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윤석헌 원장은 연일 금감원의 독립성을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금감원을 금융회사의 조롱거리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주 정기인사에서 과거 채용비리에 얽혔던 A팀장과 B수석조사역을 각각 부국장과 팀장급으로 승진 발령했다.



A부국장은 인사팀 근무 시절이던 2014년 금감원 변호사 채용과정에서 전 국회의원 아들인 임모 변호사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채점 기준을 변경하고 점수를 조정하는데 가담해 '견책' 처분을 받았다. B팀장은 2016년 신입사원 채용을 포함한 3건과 얽혀 '정직'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금감원 측은 두 직원이 채용비리 사건 이후 충분히 징계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정직이나 견책 대상자는 최대 1년간 승진심사에 누락되는데, 이들은 근무평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채용비리의 엄중함을 고려해 지난 2~3년간 승진 대상에서 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작년 이맘때 신한지주 조용병 회장은 채용비리로 집행유예(1심)를 선고 받았지만 연임에 성공했고, 하나금융 함영주 부회장도 조만간 채용비리에 대한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며 "만약 이들이 채용비리 범죄에 대한 유죄를 선고받고도 실적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계속 임기를 연장하려고 한다면 금감원은 아무런 말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윤 원장이 입으로는 '금감원 독립'을 얘기하면서 실제로는 스스로 금감원 독립을 해치고 있다고도 했다.

노조는 "윤 원장이 독립성을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라고 대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난해 9월 윤 원장이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기 만화 발간 축하연에 참석해 꽃다발을 전달한 사실을 지적했다.

노조는 "감독기구의 독립성은 정부와 금융회사에 대한 적당한 거리두기를 요구한다"며 "정부나 여당에 너무 다가서면 경제성장을 위한 금융정책을 달성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건전성이나 소비자보호가 희생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윤 원장이 교수 시절 감독기구 독립성을 강조하며 자주 이야기 한 내용인데, 꿈에 그리던 금감원장이 되더니 과거의 자신이 비판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꽃다발을 선물하고 건배사를 외친 그 행사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참석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윤 원장의 교수 시절 사외이사 전력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윤 원장은 2001년 1월 한미은행(현 한국씨티은행) 사외이사를 시작으로 △HK저축은행(2006년 10월~2011년 2월) △ING생명(2013년 12월~2018년 5월) 등 금융권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밖에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강원도개발공사 등에서도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노조는 최근 윤 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정태 하나금융 연임 절차에 대해 '이사회 절차가 좀 더 투명하게 진행되면 좋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윤 원장의 과거를 살펴보면 그가 금융회사 이사회에 관해 훈수를 둘 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 원장이 사외이사로 활동한 HK저축은행과 ING생명은 대표적인 약탈적 투기자본인 MBK파트너스에서 투자한 회사"라며 "윤 원장은 교수시절부터 줄기차게 소비자보호를 외쳤는데 살인적 고금리로 악명을 떨친 HK저축은행에서 사외이사 활동비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해 CEO(최고경영자)가 책임지라고 호통치는 윤 원장이라면 저신용자에게 고금리 장사를 하는 저축은행 사외이사 제안은 단호하게 거부했어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원장은 노동이사제 도입을 주장했지만 사실 그는 정리해고로 악명이 높은 회사인 ING생명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했다"며 "본인의 평소 주장과 대척점에 있는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이사회 안건에 반대한 적이 없는 것을 보니 그동안 윤 원장이 목소리 높였던 소비자 보호나 노동이사제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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