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글로벌 유일 팬 플랫폼 도약 "위버스+V라이브 시너지"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1.02.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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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211,000원 ▲1,000 +0.48%)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K팝 팬덤의 메타버스(Metaverse) 생태계 구축에 성공했다. 레이블 인수와 국내외 경쟁사와 협력을 통해 글로벌 엔터 시장의 온라인 1위 업체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유니버설뮤직그룹(이하 UMG)와 플랫폼 협업 계획을 발표했다.



빅히트가 운영 중인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 UMG 소속의 아티스트들이 합류해 팬들과 소통하고, MD(머천다이징)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위버스는 그레이시 에이브럼스, 뉴 호프 클럽, 알렉산더 23 등의 UMG 소속 아티스트들의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영 블러드 등 추가 아티스트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빅히트, 글로벌 유일 팬 플랫폼 도약 "위버스+V라이브 시너지"


위버스, 글로벌 유일 팬 플랫폼 도약…빅데이터 기업 가치 부각
빅히트와 UMG의 협력은 위버스가 글로벌 유일한 팬 플랫폼으로 도약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K팝이 글로벌에서 주목을 받은 뒤 많은 엔터 기업들이 글로벌 팬 플랫폼 구축을 추진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국내 1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의 운영사인 카카오M이 수년간 시도 끝에 실패한 프로젝트가 팬 플랫폼 구축이다.

빅히트는 위버스에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플레디스(세븐틴) 등 산하 레이블과 선미, 피원하모니, 씨엘 등을 입점 시켰다. 최근에는 블랙핑크 등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입점도 논의 중이다.

특히 빅히트, 빅히트 재팬에서 신인 보이그룹, 레이블 쏘스뮤직에서 걸그룹을 준비 중이고, UMG와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진행 예정인 점도 위버스 경쟁력 확대에 긍정적이다.


2020년 기준 위버스 가입자 수는 1920명으로, 플랫폼 내 결제금액만 3282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위버스가 보유한 팬 빅데이터를 통해 글로벌 음악 생태계 지도를 그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 어느 국가의 연령대에서 어떤 장르의 곡과 MD 등이 인기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위버스는 이미 BTS만으로 간접참여형 수익창출 능력을 검증했다"며 "팬과 아티스트의 소통 공간 및 경험 확대가 공연예매, 관람뿐 아니라 세분화된 팬덤을 대상으로 타깃 광고, 자연스럽게 시기별, 팬덤 소비별 다양한 콘텐츠와 상품 출시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1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킨텍스에서 언택트로 열린 ’제35회 2021 골든디스크 어워즈 with 큐라프록스’ 음반부문 시상식에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골든디스크어워즈사무국그룹 방탄소년단이 1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킨텍스에서 언택트로 열린 ’제35회 2021 골든디스크 어워즈 with 큐라프록스’ 음반부문 시상식에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골든디스크어워즈사무국
월 이용자 3000만명 V라이브, 위버스와 시너지 효과 기대
빅히트는 온라인 콘서트 플랫폼을 강화해 위버스와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네이버로부터 다운로드 1억건, 월간 이용자수(MAU) 3000만건 이상의 온라인 콘서트 플랫폼 V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해 통합을 추진 중이다.

빅히트 측은 "브이라이브의 강점인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과 실시간 채팅 기능 등이 위버스에 더해지면 한층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며 "사용자, 콘텐츠, 서비스가 총 통합된 플랫폼이 구축돼 이용자 규모 측면에서 독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미국의 라이브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 키스위와 합작법인 ‘KbyK Live(케이바이케이 라이브)’에 UMG와 와이지엔터가 투자사로 합류해 글로벌 스케일의 디지털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베뉴라이브(VenewLive)’를 출범했다.

베뉴라이브는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에 이어 미국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연말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한 바 있다. BTS의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The Live’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 75만6000명, ‘BTS MAP OF THE SOUL ON:E’은 전체 공연 시청자 수 99만3000명을 기록했다. 또 위버스샵을 연결해 스트리밍 결제부터 관람, 상품 구매까지 한 번에 가능하도록 했다.

회사 측은 "베뉴라이브는 안정적인 기술과 풍성한 글로벌 아티스트 라인업을 바탕으로 온라인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의 글로벌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며 "편의성은 물론 수익 모델 다각화까지 갖춰 통합형 공연사업 모델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AI, AR, MR 등 콘서트에 활용…K팝 메타버스 경쟁 치열

코로나19로 온라인 콘서트 문화가 대중화 되면서 빅히트의 K팝 메타버스 구현도 탄력을 받고 있다. 경쟁 게임 및 엔터 기업들이 비대면 문화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어 관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를 134개국에 동시 출시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프라이빗 메시지&콜’, 아바타를 활용해 뮤직 비디오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 등 기술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또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등 XR(확장현실) 기술을 콘서트에 활용할 계획이다.

네이버제트의 AR 아바타 소셜 플랫폼 ‘제페토’ 역시 K팝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글로벌 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블랙핑크가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한 ‘Ice Cream’의 아바타 버전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1억 뷰를 기록했고, 빅히트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와 JYP Ent.의 ‘ITZY’도 제페토 아바타를 선보이며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해외에서는 이미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의 성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에픽게임즈는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트래비스 스콧의 공연을 개최했다. 이 공연은 2770만명의 사용자가 시청했고, 217억원의 공연 수익을 올렸다. 향후 빅히트가 목표로 한 K팝 메타버스 구현의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셈이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팬덤 경제 규모는 약7조9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레이블들이 국내 플랫폼에 합류하고 플랫폼 종류도 늘어나면서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며 “현 시대 글로벌 음악 시장의 핵심으로 꼽히는 플랫폼 분야를 우리나라가 리드해 나간다는 점에서도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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