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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백화점 형식 깬 '더현대서울', MZ세대가 더 열광했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2.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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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그랜드오픈 앞두고 24~25일 프리오픈…자연친화 미래형 백화점 지향 적중, 모객 성공

더현대서울이 프리오픈한 24일 오전 11시, 고객들이 쇼핑 중 1층 워터폴가든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더현대서울이 프리오픈한 24일 오전 11시, 고객들이 쇼핑 중 1층 워터폴가든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서울에서 제일 큰 백화점이라니까, 궁금해서 와봤는데…햇살도 들어오고 넓고, 기대 이상이네요."

24일 오전 10시29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파크원에 위치한 '더현대서울' 정문 앞엔 500여명에 달하는 이들이 긴 줄을 늘어서있었다. 진행요원은 "코로나19(COVID-19)인 만큼 거리두기 부탁드립니다"라고 연달아 안내했다.

오전 10시30분, 더현대서울이 오픈하자 고객들은 차례대로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끝없는 대기인원에 5분 내내 입장이 진행된 뒤에야 줄이 사라졌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내 최대 백화점이라는 압도적 규모, 독특하고 다양한 600여개 입점 브랜드, 자연친화적 매장 등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24일 오전10시30분, 더현대서울이 프리오픈하자 입장을 위해 줄서있던 고객들이 매장내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24일 오전10시30분, 더현대서울이 프리오픈하자 입장을 위해 줄서있던 고객들이 매장내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1층으로 들어서자마자 '여백의 미'가 느껴졌다. 총 11개 출입구에서 수 많은 고객들이 입장한 뒤였음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느낌이 없었다. 8m에 달하는 매장 통로와 1층부터 6층까지 뻥 뚫린 중정(보이드 건축 기법) 덕에 탁 트인 느낌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1층에서 쇼핑하는 내내 6층 천장의 유리창에서 들어온 햇살과 함께 할 수 있었다.

1층 중심부에 위치한 12m 높이의 인공 폭포 '워터폴 가든'은 시원한 느낌을 더했다. 고객들은 은은하게 깔린 물소리를 배경으로 주변 구찌·프라다·보테가베네타·버버리·발렌시아 등의 매장을 둘러보고 가든 근처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다만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등 3대 명품의 입점이 이뤄지지 않은 점과, 생로랑·티파니 등은 입점을 확정했으나 아직 매장이 준비 중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더현대서울엔 다양한 예술작품이 곳곳 배치됐다. 사진은 천장에서 내려오는 박선기 작가의 '언 애그리게이션' 작품. /사진=이재은 기자더현대서울엔 다양한 예술작품이 곳곳 배치됐다. 사진은 천장에서 내려오는 박선기 작가의 '언 애그리게이션' 작품. /사진=이재은 기자
단순히 '상업적 쇼핑 공간'이 아니라 '자연친화형 휴식 공간'을 지향했다는 현대백화점 측의 설명처럼, 더현대서울은 백화점이라기보단 하나의 예술작품이나 휴식공간 같았다. 1층 한 가운데에는 180평 규모의 '스튜디오 스와인'이 들어섰다. 안개로 채워진 거울의 방 안에서 비눗방울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체험형 아트워크다.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중정을 가로질러 2층부터 천장까지 △박선기 작가의 '언 애그리게이션'과 △서혜영 작가의 '하나의 전체'가 설치됐다.

'휴식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각 브랜드별로 간판은 최대한 숨겨져있었다. 특정 브랜드만 방문해 타기팅 쇼핑을 하는 대신, 백화점 내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자연스런 쇼핑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이처럼 '연계 쇼핑'이 가능하도록 더현대서울은 최대한 공간배치에 신경을 썼다. 예컨대 식사를 하다가 식기 쇼핑이 가능토록 지하 1층 식품관 '테이스티 서울' 바로 옆엔 '윌리엄스 소노마'(주방용품 편집숍)를 배치했다. 또 고객들이 중간중간 쉬었다가 다시 쇼핑이 가능하도록 식품관이 아닌 층에도 △2층 콘디토리오븐 △3층 로랑스블랑 △4층 미켈레커피 등 모두 카페가 배치됐다.

더현대서울 5층에 위치한 1000평 규모의 인공공원 '사운즈포레스트'. /사진=이재은 기자더현대서울 5층에 위치한 1000평 규모의 인공공원 '사운즈포레스트'. /사진=이재은 기자
5층의 '사운즈포레스트'는 휴식공간 느낌을 극대화시켰다. 3300㎡(1000평)에 달하는 사운즈포레스트엔 천연 잔디와 함께 30여 그루의 나무와 꽃들이 심어졌다. 바닥 역시 일반 바닥재가 아닌 벽돌로 마무리돼 야외에서 쇼핑하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나무들은 앞으로 천장 유리창을 통해 햇빛을 받으며 더 푸릇푸릇 예뻐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운즈포레스트 중간 '그린돔'엔 이탈리아 그로서란트 '이탈리'와 '블루보틀'이 입점했다. 이곳에서 고객들은 야외에서처럼 공원 전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식사를 하고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6층에 위치한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였다. 이곳엔 현대백화점그룹 IT 전문기업인 현대IT&E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해 개발한 자체 기술이 적용됐다. 고객이 '현대식품관 투홈' 애플리케이션을 미리 설치해 결제수단을 등록해두고, 매장에서 상품을 그냥 골라 들고 나오면 5분 안에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다.

더현대서울 6층에 위치한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 /사진=이재은 기자더현대서울 6층에 위치한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 /사진=이재은 기자
다만 당초 큰 기대감을 받던 것과 달리 매장이 10평 남짓 소규모고, 비치된 상품들이 과자와 소품 등 한정된 종류에 불과해 실제 쇼핑을 즐기기엔 한계가 있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는 베타서비스 매장 수준이라, 기술이 더 자리를 잡은 뒤 매장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증권 중심지 여의도에 문을 열면서 VIP모객은 수월할지 몰라도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젊은 세대) 모객엔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닌 우려가 있었지만,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하듯 더현대서울엔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MZ세대를 타기팅한 브랜드가 대거 입점한 덕이다.

24일 더현대서울 '위마켓'에 입점한 크로캐니언에 고객들이 줄을 서있다. /사진=이재은 기자24일 더현대서울 '위마켓'에 입점한 크로캐니언에 고객들이 줄을 서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지하2층엔 △글로벌 SPA H&M의 최상위 브랜드 아르켓이 국내 최초 오픈하면서 290평 대규모로 들어섰고 △나이키가 310평 규모로 문을 열어 조던, 골프 등 모든 라인업이 들어왔다. 특히 △리빙·라이프스타일 부문 특화 마켓 위마켓에는 200명을 훌쩍 넘는 이들이 줄을 서있었다. 이곳에 입점한 '크로캐니언'에서 그릇을 사기 위함이다. 최근 SNS(사회연결망서비스)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인기를 끄는 브랜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하2층은 지하철 여의도역과 연결된 만큼 젊은층을 겨냥한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는데,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오픈하는 만큼 방역에 큰 힘을 쏟은 점도 곳곳에서 느껴졌다. 지하1층 테이스티서울에는 테이블이 기존 푸드코트들보다 널찍하게 배치됐고, 비말차단을 위해 가림판이 설치됐다. 각 출입구에선 발열여부를 체크하고 있었고,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 살균기 등도 설치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플래그십스토어(대표매장)으로 자리잡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며 "개점 후 1년간 6300억원의 매출과 2022년 연매출 7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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