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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단·유전·지분까지…SK, 진짜 "3년내 다" 없애나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1.02.2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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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3일 중국 장쑤성 난징대학교에서 열린 '2019 난징포럼'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SK그룹 사진제공).2019.11.24/뉴스1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3일 중국 장쑤성 난징대학교에서 열린 '2019 난징포럼'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SK그룹 사진제공).2019.11.24/뉴스1








"CEO들은 기존 투입된 리소스(자원)를 3년 내 다 없앨 수도 있다는, 이 정도 생각을 해 줘야 한다. 전혀 새로운 게임을 생각해 달라."(2019년 11월 최태원 회장)



'전혀 새로운 게임'을 하라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시가 그룹 전체에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전방위적 유동성 마련에 들어간 가운데 그룹 근간 격인 사업 매각에도 꺼리낌이 없다. 변하지 않으면 지속가능경영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절박감이 읽힌다.

SK그룹 투자형 지주사 SK (293,000원 14000 +5.0%)(주)는 24일 SK바이오팜 (109,000원 3500 +3.3%) 지분 860만주(약 11%)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1조1163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매각 후 지분율은 64.02%. 기존 구주매출 2000억원을 더해 경영권 변동 없이 1조3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투자지분·유전·야구단, SK그룹 성역없는 매각 왜?
SK(주)가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한 과정은 투자전문 지주사의 정석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증시 최대 화제작 중 하나였다. SK(주)는 투자와 육성, IPO(기업공개)의 수순을 밟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회수 재원은 다시 성장사업 투자에 활용하는 투자선순환 구조다.

SK(주)는 SK그룹 입장에서는 신성장동력이 될만한 사업을 찾는 레이더 격이다. 중간사업지주사 격인 SK이노베이션 (238,000원 5500 -2.3%)이나 SK E&S 등이 대규모 신사업에 투자한다면 SK(주)는 그보다 가벼운 첨단소재와 친환경사업, 디지털, 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SK(주) 뿐 아니다. SK그룹은 2019년 SK이노베이션 페루 석유 광구를 10억5200만달러(당시 환율 1조2500억원)에 매각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보유 자회사 SK루브리컨츠, SK종합화학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주관사 선정까지 마쳤다. 시장 상황에 따라 3조원 이상으로 분류되는 딜이다.

SK네트웍스 (5,540원 -0)는 지난해 주유소 사업을 국내 경쟁상대인 현대오일뱅크 등에 1조3000억원에 매각했다. 현대오일뱅크가 단숨에 국내 주유소 운영규모 2위로 올라선 빅딜이었다. 또 제주 SK핀크스 골프클럽을 SK(주) 계열사인 회찬에 매각해 사업구조 재편도 병행했다.

매각 릴레이는 사업자산에 그치지 않는다. SK그룹은 최근 SK텔레콤 (276,500원 3500 -1.2%)이 보유한 야구단 SK와이번스를 신세계그룹에 매각했다. 그룹 심볼 격인 야구단 매각은 오너일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제안을 최태원 회장이 전격 받아들여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속내가 엿보인다.

"3년 내 다 없앨수도 있다"는 최태원, 변화 속도 빨라진다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SK 와이번스의 모기업인 SK텔레콤이 신세계 그룹에 구단 지분을 매각한 가운데, 23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문학동 문학경기장에서 관계자들이 SK와이번스 간판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2021.2.23/뉴스1(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SK 와이번스의 모기업인 SK텔레콤이 신세계 그룹에 구단 지분을 매각한 가운데, 23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문학동 문학경기장에서 관계자들이 SK와이번스 간판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2021.2.23/뉴스1
최태원 회장은 코로나19(COVID-19) 이전인 지난 2019년 11월 제주에 그룹 CEO(최고경영자)들을 모아놓고 "단순히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줄여서 이익을 내는 형태가 아닌 전혀 새로운 게임을 생각해달라"며 "기존 자원을 3년 내 다 없앨수도 있다고 생각하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3년 선언'은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존 사업도 매각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관련기사 : [단독]최태원 "3년 내 다 없앨수도" 성역없는 혁신 선언)

최 회장이 위기감을 드러낸건 이미 오래전부터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쾌조의 실적을 내며 그룹 이익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던 2018~2019년 "반도체 착시를 경계하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룹의 실질적인 사업구조를 볼 때 미래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SK그룹의 이미지는 반도체와 통신사업, 배터리 등으로 요약되지만 여전히 근간은 SK이노베이션 계열 SK에너지나 SK종합화학 등 케미칼이다. SK텔레콤의 통신사업도 해외로 영역을 확장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최 회장이 바이오 등 신사업에 일찌감치 매달린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SK E&S를 통해 수소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기존 정유사업을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발전사업 등과 연계한 새로운 사업모델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회장 뛰는데, 계열사 별 답안지는
최 회장이 지속적으로 주문하는 '딥체인지'(근본적 변화), '파이낸셜 스토리'(고객감동을 위한 성장스토리) 역시 표현이 다를 뿐 내용은 같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내달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하면서 기존 사회적가치 철학과 더불어 변화의 움직임을 재계 전체에 퍼트릴 태세다.


그룹에도 수차례 변화를 독려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그룹 CEO 중 이완재 SKC 사장에 대해 "가장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공식 극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C (136,500원 3000 +2.2%)가 기존 필름과 화학제품 중심에서 벗어나 2차전지용 동박 등 소재회사로 빠르게 변신한데 대한 치하다.

SK그룹 한 관계자는 "회장의 주문에 계열사별로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혁신적인 변화가 연이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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