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멈춰도 사랑은 남는다/사진=상상출판
눈을 뗄 수 없이 아름다운 풍경들이 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풍경, 그리고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낯선 곳으로 떠나왔다는 실감. 찰나의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얼른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재빠르게 누른다. 그리고 여행 노트에는 글을 적어간다. 이는 세계일주 여행작가 채지형씨가 25년 넘게 여행을 다니며 해온 작은 기록들이다.
코로나로 인해 작가는 “모든 프로젝트가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엎어진 김에 쉬어가려고”라고 친구에게 대답했다. 인형에 쌓인 먼지를 털고, 열어보지 못한 외장하드 속 사진을 꺼냈다. 친구에게 받은 엽서를 다시 읽고 일기장에 붙여놓은 영수증을 훑어봤다. 돌아보니, 인생의 변곡점마다 피와 살이 된 여행의 순간이 있었다. 오늘의 나는 그 순간이 모여 이루어졌다. 작가는 깊은 터널을 지나면서 바깥 풍경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지난 여행의 기록을 하나하나 정리했다. 그러면서 작가가 마음에 담은 것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추억이다.
'여행이 멈춰도 사랑은 남는다'에는 저자가 여행하면서 떠나기 전에는 지나쳤던 당연함을 마주하며 얻은 기록이다. 이 기록들은 ‘오늘, 상처받은 누군가’에게 달콤한 위로와 격려가 된다.
◇ 여행이 멈춰도 사랑은 남는다=채지형 지음. 상상출판 펴냄. 288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