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 규모는 10조5000억~12조원으로 역대 최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시장 공모금액만 8조~9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그러나 제도권 장외시장인 K-OTC에선 이같은 대어급 유망주를 찾기 어렵다.
K-OTC 시장의 2월 일평균 거래대금(1~23일)은 52억원으로 코스닥 시장(13조원)의 0.4%에 그친다. 미국 OTC 시장 거래대금이 50억달러(약 5조5435억원)로, 나스닥(2795억달러)의 1.8%인 것과 대조적이다.
K-OTC 시장을 거쳐 상장으로 이어지는 기업도 많지 않다.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K-OTC 기업은 서울바이오시스 (3,240원 ▲35 +1.09%)와 에이플러스에셋 (3,855원 ▲25 +0.65%) 등 2곳 뿐이다. 2014년 K-OTC시장 출범 이후 상장된 기업을 모두 합쳐도 14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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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하고 사업보고서 내고'…이럴 바에야 상장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공장 안동 L하우스 / 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문제는 K-OTC 시장에서 요구하는 공시 및 사업보고서 제출 등이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라는 점이다.
등록기업의 경우 결산공시 등 정기 공시, 17개 항목 주요경영사항 발생 시 수시공시를 해야 하고, 협회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조회공시도 해야 한다.
지정법인의 경우에는 K-OTC 시장에서 공시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으로 금융감독원에 사업보고서 등을 공시하고 △모집·매출 실적 또는 증권신고서 등을 제출한 사실(공모실적)이 있어야 한다.
공모실적이 없는 사모법인의 경우 금투협에서 증권신고서 제출 발생 의무 등 공모법인으로 간주된다는 사실을 알리면 기업이 지정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같은 공시 의무, 공모 실적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하고 K-OTC 시장에 진입할 바에야 바로 상장을 준비하는 게 낫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K-OTC 활성화를 '혁신금융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 정책과제'로 삼고, 7월 규제입증위원회에서 개선과제로 채택했다.
개선과제는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비상장기업의 K-OTC시장 거래는 '매출'에서 제외해 거래 이후에도 사모 자금조달을 허용해주는 내용이다. 그러나 아직 근본적인 해결책인 시행령 개정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OTC 시장은 사설 비상장 거래시장에 비해 가격정보가 상대적으로 투명하고, 소액주주의 중소·중견기업 양도소득세 혜택 등 세제혜택이 있다"며 "매출규제 완화 등을 통한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크래프톤', '마켓컬리' 주식도 미리 산다…비상장 '공동구매'까지
/사진=엔젤리그 홈페이지.
2019년 11월 출시한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누적 가입자 수는 이달 초 기준 34만명을 돌파했다. 누적 거래건수는 5만건을 넘는다. 거래 상위권에는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IPO 대어들이 상당수 올라있다.
소액투자자를 위한 비상장주식 '공동구매'도 등장했다. 엔젤리그는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조합 형태로 공동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마켓컬리, 당근마켓, 쏘카 등 비상장 스타트업 주식을 구매할 수 있다.
비상장 주식은 통상 100주가 넘는 단위로 거래돼 투자금액이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엔젤리그는 공동구매를 통해 적게는 수십만원만으로도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오현석 엔젤리그 대표는 "거래 시 물량이 많아서 부담이었던 비상장주식을 공동구매를 통해 개인들이 50~100만원으로도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최근 비상장 시장에 대한 관심이 늘며 회원 수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