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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 4명중 1명이 '20대'…"투약자가 공급책 역할 동시에"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1.02.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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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지난 12일 서울 노원구의 한 마트 앞에서 20대 남성 3명이 술에 취한 듯 횡설수설하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비를 걸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들의 상태가 심상치않음을 느끼고, 마약 검사를 했다. 결과는 모두 양성이었다. 이들은 "이태원 술집에서 대마를 주웠다"고 진술했다.

20대 마약 사범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검거된 마약 사범 넷 중 하나(26.3%)는 20대였다. 5년전만해도 주요 마약 사범 연령대는 40대였는데, 20대까지 내려왔다. 온라인 유통이 확산되면서 젊은층이 쉽게 마약에 접할 수 있는 게 원인으로 꼽힌다.

마약주류 40대→30대→20대...다크웹·암호화폐 거래 9배 늘어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한 마약류 사범은 1만2209명으로 전년보다 17.2% 증가했다. 마약류 사범 단속 이래 최대 검거 인원이다. 4년 전과 비교하면 37.9%나 늘었다.



특히 전체 마약류 사범 중 처음으로 2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만 3211명이 붙잡혔는데 2019년 대비 24.6% 증가했다. 본래 마약 범죄의 주류는 40대였는데 2019년 3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1년 만에 20대에게 자리를 내줬다.

인터넷, SNS를 통한 비대면 마약 유통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거래에 익숙한 20대가 마약에 빠져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찰이 검거한 인터넷 마약류사범은 2608명이고, 다크웹·암호화폐를 이용해 마약을 거래하다 적발된 피의자는 748명으로 직전해(82명)보다 9.1배 증가했다.

보이스피싱 수법처럼 마약 거래... 구글링만 해도 손쉽게 구해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마약 거래도 쉬워지고 있다. 마약류 사범들은 공급사범과 투약사범으로 나뉘는데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텔레그램 등을 통해 기존 마약 공급책들이 주기적으로 마약을 구입한 고객들에게 싼 값에 마약을 공급하는 대신 중간 거래책 역할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마약전문 변호사'로 통하는 박진실 법률사무소 진실 대표 변호사는 "마약을 자주 구매하던 투약사범들이 공급책의 부탁으로 중간다리 역할을 자처한다"며 "보이스피싱 전달책과 비슷한 수법으로 마약 거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마약에 손을 대는 젊은층들은 호기심으로 시작하지만 점점 당장의 쾌락이나 환각에 대한 충동을 이기지 못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젊은층에게 마약의 위험성, 피해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마약류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올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마약류 사범 집중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올 상반기부터 의료용 마약류 전문수사팀을 신설하고 부산청, 인천청, 경기북부청에 다크웹 전무수사팀을 추가로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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