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온라인 생중계로 보세요"…코로나에 '비대면' 주총↑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1.02.24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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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전자투표를 도입하거나 온·오프라인 주총을 병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지난해 소액주주가 급등한 데다 코로나19(COVID-19) 속 주총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겹치면서 기업은 주주들이 비대면 주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에 따르면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 예탁원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서비스(K-eVote)를 이용한 기업은 모두 659개사다. 직전년도 563곳에 비해 17.1% 증가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180곳에서 245곳으로 65곳(36.1%) 늘었다.



예탁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주총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상당수 회사에서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제도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23일 오후 3시까지 주주총회소집공고 공시를 낸 코스피 기업 62곳 중 절반 이상인 33곳이 올해 주총에 전자투표를 시행한다.

아직 공시를 내진 않았지만 LG그룹 상장사 계열사 13곳도 전자투표를 하기로 했다. 앞서 LG화학 (440,000원 ▼4,000 -0.90%)로보스타 (33,800원 ▼100 -0.29%)가 지난해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전자투표 시스템 도입과 더불어 오프라인과 온라인 주총을 병행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현장 인원이 제한되면서 기업들은 사전에 신청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생중계를 제공할 방침이다.

지난해 최초로 온라인 생중계를 도입한 SK텔레콤 (53,300원 ▼800 -1.48%)은 올해도 온·오프라인 주총을 병행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경우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주총에 2~3배 많은 주주가 참여했다"며 "주총 전 받은 질문과 당일 온라인으로 받은 질문 중 주요안건, 경영현황 등을 순차적으로 현장에서 답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 삼성에스디에스 (163,600원 ▲3,700 +2.31%), 삼성전기 (149,900원 ▲600 +0.40%), 삼성물산 (160,100원 ▲2,400 +1.52%), 삼성SDI (477,500원 ▼3,000 -0.62%) 등 삼성그룹 계열사 5곳도 올해 온라인 생중계를 도입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말 기준으로 주주가 늘고 온라인 생중계는 처음이라 몇명 정도 참여할지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최대 몇십만명이 참여할 수도 있어 시스템 증설 등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현대차 (237,000원 ▼7,000 -2.87%), 카카오 (54,400원 ▼400 -0.73%) 등도 온라인 주총을 추진한다. 경제개혁연대가 지난해 12월 국내 주요 상장사 9곳에 올해 주총을 온라인 병행 개최해달라고 요청한 결과 이들 기업이 추진 의사를 밝혔다. 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NAVER (187,100원 ▼2,200 -1.16%)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과거에 비해 전자투표 등을 도입한 기업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투표에 참여한 상장사는 968곳, 전자투표를 활용한 주주는 8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의결권 대비 전자투표 행사율은 4.6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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