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MLB 모자 사랑" '패션명가' F&F의 中 폭풍 성장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2.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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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중국법인 매출 427% 폭등…'위기를 기회로' MLB 中 현지 고성장 개시

"중국인의 MLB 모자 사랑" '패션명가' F&F의 中 폭풍 성장


손대는 라이선스 브랜드마다 대박을 낸 패션업계 '미다스의 손' F&F (14,810원 ▼140 -0.94%) 실적이 4분기를 기점으로 회복되며 봄바람을 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COVID-19)로 면세점 채널이 마비되자 중국 수출로 위기를 타개하려는 전략이 주효하면서 2021년 중국법인 성장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0년 F&F 매출액은 전년비 7.9% 감소한 8381억원을, 영업이익은 18.7% 줄어든 122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패션업체의 최대 매출이 발생하는 4분기에는 매출액이 4.9% 증가한 3457억원을, 영업이익은 2.5% 증가한 721억원을 기록하며 깜짝 성과를 냈다. 4분기에는 MLB가 전년 수준의 매출(-1%)을 유지했고, 디스커버리의 분기 매출이 전년비 11% 성장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코로나19로 2020년 패션업계가 초유의 불황을 맞은 가운데 F&F는 면세점 채널이 마비돼 주력 브랜드 MLB가 매출 감소 위기에 직면했다. 국내에서 강력한 브랜드력을 구축한 MLB는 면세점에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 면세점 매출이 갑자기 증발하다시피 한 것이다. 면세점 공백을 상쇄하기 위해 F&F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중국 현지 벤더를 통한 MLB 매장 확대와 중국 온라인 진출을 시도했다.

면세점 채널에서 발생한 매출 공백을 중국 현지 진출로 상쇄하려는 전략이 주효해 지난해 3분기 중국 현지법인 매출액은 16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4분기에는 중국 현지법인 매출이 43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비 427% 폭등했다. 이는 3분기(160억원) 대비로도 168% 성장한 수치다. 티몰 등 중국 온라인 채널에서 매출이 두 배 성장했고, 2019년 말 2개였던 중국 대리점은 2020년 말 기준 75개까지 늘면서 오프라인 대리점 확대가 중국 매출을 견인했다.



면세점 채널에서 발생한 매출 공백을 중국 현지 진출로 상쇄하려는 전략은 이제 2021년 성장 핵심 동력으로 부상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면세점 채널이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현지법인까지 고속 성장을 개시해서다. F&F의 중국 전략은 현지 진출 리스크를 감안해 직영점을 늘리는 대신 대리상(대리점)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중국인의 MLB 모자 사랑" '패션명가' F&F의 中 폭풍 성장
F&F는 국내 패션업계 업력이 30년 가까이 되지만 2019년에서야 중국에 진출했다. F&F는 미국 프로야구와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인 MLB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라이선스를 가져와 한국에서 패션 블랜드로 성공시킨 대한민국 대표 라이선스 명가다. 이제 F&F의 대표 브랜드 MLB는 국내를 넘어 중국 현지 벤더를 통해 매장을 확장하면서 수출 확장의 물꼬가 트였다.

아웃도어 호황으로 국내 Z세대에게 새롭게 각인된 디스커버리도 지난해 연간 매출 10% 수준의 성장을 달성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소비자 충성도와 온라인 채널 장악력이 확인됐다.


2019년 9103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F&F는 2020년 코로나19로 매출이 8000억원대로 감소했지만 2021년에는 1조원대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021년 F&F의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조742억원, 1663억원이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F&F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중국 현지 대리상과 온라인 티몰을 통한 온오프라인 중국 진출이 가시화되며 올해는 한국 내수시장 회복과 중국 현지 성장이 모두 열려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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