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따라간다.…위기의 롯데리츠, 주목받는 쿠팡 물류리츠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1.02.2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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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도 산업 흐름을 따라간다.

코로나19(COVID-19)로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 부진에 리테일 자산으로 구성된 롯데리츠 (3,200원 ▲20 +0.63%) 주가는 한달새 큰 폭으로 빠졌다. 반면 온라인 채널 위주로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물류 리츠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24일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리츠 주가는 한달간 5% 빠졌다.



롯데리츠 시가총액은 8590억원으로, 해외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 (4,060원 ▲10 +0.25%)(8578억원), 물류리츠인 ESR켄달스퀘어리츠 (4,510원 ▲35 +0.78%)(8309억원)에 쫓기고 있다.

오프라인 쇼핑 주목도 떨어지자, 롯데리츠 주가도 하락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비롯해 마트, 아울렛 등 10개 롯데쇼핑 점포에서 발생한 임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구조다. 지분 50%를 롯데쇼핑이 보유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이 코로나19로 고꾸라지면서 롯데리츠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무래도 기초자산이 리테일이다보니 시장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했고 그런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리테일 리츠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유통업 트렌드 자체가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리츠는 배당주의 성격이 강해 주가 상승 기대감이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주가 부진이 이어지자 우려가 적잖다.

롯데리츠는 347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위해 다음달 8~9일 주주들을 상대로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주 발행 예정가격은 4895원으로 이날 종가보다 2% 정도 낮다.

최대주주인 롯데쇼핑이 출자 의사를 보인 것은 긍정적 요인이다. 다만 소액 주주 사이에선 "청약에 참여하려 했는데 조금만 더 떨어지면 증자 발행가보다 더 낮아져 고민"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롯데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롯데쇼핑이 갖고 있던 백화점·마트·아울렛 등 5개 매장과 롯데마트몰 김포물류센터를 매입할 계획이다. 물류센터 편입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한다지만 유통 매장 비중이 워낙 높아 매력도가 여전히 크지 않다는 평가다.

쿠팡은 뜬다? 글로벌한 흐름
(고양=뉴스1) 안은나 기자 = 6일 오전 경기 쿠팡 고양물류센터.2020.9.6/뉴스1(고양=뉴스1) 안은나 기자 = 6일 오전 경기 쿠팡 고양물류센터.2020.9.6/뉴스1
이와 반대로 물류 리츠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일명 쿠팡 리츠로 불리는 ESR켄달스퀘어리츠는 리테일 리츠 중심의 롯데리츠와 대척점에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국내 총 11개 물류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전체 면적의 절반 가량을 쿠팡이 임대해 쓰고 있다.

ESR켄달스퀘어리츠 주가는 한달새 9.6% 올랐다. 상장 리츠 중 증가율로 보면 가파른 축이다. 쿠팡 뉴욕 증시 상장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15일 장중 6310원,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주가는 5800원까지 하락했고, 예상 배당수익률도 4%대로 롯데리츠(6%대)보다 낮은 편이지만 장기적인 전망이 밝다.

배 연구원은 "부동산은 산업의 움직임을 반영할수밖에 없다. e커머스 물류 수요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미국(지난해 3분기 기준)에서는 물류리츠 임대율(95.9%)이 리테일리츠 임대율(93.5%) 보다 2.4%포인트 높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ESR켄달스퀘어리츠는 2년 기준 임대료 인상률이 2~3%로 성장성이 높다"며 "글로벌 물류센터 트렌드를 반영해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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