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적자 10배" "화물도 대안 안돼"…생존 기로 몰린 LCC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1.02.2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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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적자 10배" "화물도 대안 안돼"…생존 기로 몰린 LC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등이 화물 운송 등으로 버티는 사이 국내 LCC(저비용항공사)들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근거리 여객 수요에 집중된 사업 특성상 '코로나19(COVID-19)' 여파를 고스란히 받아 적자 규모가 많게는 10배까지 폭증했다.

사업 구조상 화물운송 등 대안 사업을 마련하기 힘들어 생존을 위해서는 M&A(인수합병) 등을 통한 대대적인 구조개편이 필수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통합을 준비 중인 진에어, 에어부산 외에 다른 LCC의 경우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LCC 4개사(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의 전체 영업적자 규모는 약 85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3360억원의 영업손실로 전년대비 적자 규모를 10배 이상 늘렸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각각 1847억원, 1970억원으로 역시 적자폭이 4~5배 확대됐다.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둔 티웨이항공은 약 1300억원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실적 공시대상이 아닌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역시 지난해 적자가 확실히 된다. 여기에 사업허가를 받았지만 실제 운항에 나서지 못한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야 등 신생 LCC까지 포함하면 업계 전체 적자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LCC들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화물운송으로 실적 선방을 노렸다. 진에어는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했으며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기내 좌석에 화물을 실어 나르는 등 운송량 확대에 매진했다. 하지만 애초에 화물사업을 제대로 영위하지 않았던 만큼 효과는 미미했다. 한 LCC 관계자는 "운송 전문성과 더불어 장거리 화물 노선 확보 등이 필수"라며 "단순히 운송 공간을 늘린다고 수익이 발생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무착률 관광비행도 국내선과 마찬가지로 수익보다는 비용절감이 주목적이다. 여객기를 어떻게든지 띄우는게 주기장에 세워두는 것보다 비용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어서다.

향후 여객 수요 회복 전망에도 LCC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적어도 내년으로 예상되는 회복시점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 올해가 사실상 업계 구조개편을 결정하는 시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LCC 사이에서도 다소 명암이 갈리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통합이 결정된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통합작업 진행을 통해 어느정도 안정성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통합 이후에는 LCC 중 독보적인 규모로 경쟁력도 우위를 점할 것이란 예상이 크다.

반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경우 경쟁력 열위로 적자 부담이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양사의 통합 시나리오도 제기되지만 이 역시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에 이어 3번째 동종업계 인수에 나선다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티웨이항공 역시 매각된다 하더라도 싼값에 넘기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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