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잃은 코스피…23~24일 美 파월의 '입'을 주목하라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2.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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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가 다시 3100선을 내줬다. 한 달 넘게 3100선을 전후로 등락을 되풀이한다.

22일에도 장 초반 상승하다가 오후 들어 힘이 빠졌다. 특히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대형주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최근엔 개인이 홀로 매수하고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증시 변화를 섣불리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경계심을 놓지 말라는 조언이 나온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87포인트(0.90%) 내린 3079.75로 마감했다. 장 초반 3140선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과 기관 매도 물량이 늘면서 3070선까지 후퇴했다.



개인이 7484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210억원, 4582억원 순매도했다. 이달 17일 이후 개인이 홀로 사들이고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팔아치우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액은 4조4000억원을 넘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20일까지 수출이 전년 대비 16.7% 증가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장 초반 코스피가 상승했지만 금리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며 "금리 상승에 따라 2차전지, 인터넷·소프트웨어 등 대형 성장주가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D램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2.63% 상승한 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를 제외하면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부진했다.


2차전지주인 LG화학 (440,000원 ▼4,000 -0.90%)(-2.66%), 삼성SDI (477,500원 ▼3,000 -0.62%)(-4.03%), SK이노베이션 (118,400원 ▼2,300 -1.91%)(-4.05%)이 하락했고 NAVER (187,100원 ▼2,200 -1.16%)(-2.89%), 카카오 (54,400원 ▼400 -0.73%)(-2.68%), 엔씨소프트 (206,000원 ▼1,500 -0.72%)(-6.62%)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금리 상승 영향으로 한화생명 (2,900원 ▼115 -3.81%)(7.43%), DB손해보험 (96,300원 ▼4,700 -4.65%)(6.32%), 동양생명 (5,830원 ▲60 +1.04%)(6.88%) 등이 속한 보험 업종(4.23%)은 강세를 보였다.

중국 인민은행의 유동성 흡수 이슈도 계속 악재로 지목된다. 인민은행이 지난주에 이어 이날 역시 400억위안(약 6조8500억원) 규모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졌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춘절 이후 본격화된 인민은행의 유동성 흡수가 긴축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며 "인민은행이 부채 비율 안정화를 위해 유동성 흡수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기에 디레버리징 이슈를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은 10.82p(1.12%) 내린 954.29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1929억원 순매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93억원, 902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시총 상위주 중에서는 씨젠 (24,600원 ▼400 -1.60%)(9.20%)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2.72%), 셀트리온제약 (103,700원 ▼2,400 -2.26%)(-2.34%) 등 대장주도 주춤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5원 오른 1110.4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중순 이후 한 달 이상 3100선 전후로 횡보하고 있다. 하락 종목(510개)이 상승 종목(339개)에 비해 많은 만큼 하락 압력이 낮지 않다. 당분간 방향성을 예측하기보다 경계 심리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현재로서는 금리가 증시를 흔드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지목된다. 이경민 팀장은 "현재는 금리 상승과 하락이 모두 주식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상승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성장주 디스카운트, 하락은 경기둔화 우려로 이어질 수 있어 당분간 금리 변수 자체가 변동성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주목해야 할 이슈로는 23~24일(현지 시각) 열리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상원 청문회가 꼽힌다. 서상영 팀장은 "파월 의장이 금리 상승 우려를 잠재울 내용을 언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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