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균등배정했더니…"1주 받았다" 큰손 개미 불만 ↑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2.2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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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상담 및 계좌 개설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카카오게임즈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상담 및 계좌 개설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공모주 시장의 주역이었던 '큰손' 개미들이 균등배정 방식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균등배정으로 청약 증거금을 넣은 만큼 받을 수 있는 비례배정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기존 공모주 시장에서 통용됐던 '머니게임'은 불가능해졌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모주의 평균 청약 건수는 8만261건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평균 청약 증거금은 약 1조원으로 지난해의 30% 수준으로 줄었다. 적은 돈으로 공모주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었다는 뜻이다.



마이너스통장과 대출을 이용해 청약 증거금에 돈을 쏟아붓던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다. 공모주 균등배정 때문이다. 최소 청약주수(10주)를 만족시킨 투자자 모두에게 공모주 일반 청약 물량의 50% 이상을 균등하게 배정하는 방식이다. 균등배정을 하고 남은 물량은 기존 방식대로 청약 증거금에 따라 비례배정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거금의 증거금을 넣을 유인이 사라졌다. 증거금을 많이 넣어도 받을 수 있는 물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청약을 진행한 뷰노만 봐도 그렇다.



미래에셋대우를 통해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경우 증거금으로 10만5000원(청약주수 10주)을 넣던, 1575만원(청약주수 1500주)넣던 동일하게 1주씩 받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일반 청약을 진행할 때마다 결과를 받아든 투자자들의 불만이 쇄도한다"며 "'투자하는 보람이 없다'고 토로한다"고 말했다.

균등배정 비율이 상단이 뚫려있다는 점도 큰손 개미들에게는 불안요소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IPO(기업공개) 개선안에 따르면 공모주의 50% 이상을 균등배정하도록 돼 있다. 공모주 전체 물량을 균등배정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최소 청약건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균등배정 물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큰손 개미 대신 단기차익을 쫓는 소액투자자들이 공모주 시장을 장악하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실제 67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씨앤투스성진 (3,205원 ▼5 -0.16%) 주가가 상장 이후 계속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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