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6105억원으로 전년비 13.0% 줄었고 영업이익은 774억원으로 11.6% 하락했다.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하긴 했으나 영업이익 하락폭을 최소화하며 방어력을 보였다. 통상 패션업체 매출이 10% 가량 하락하면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LF는 매출보다 영업이익 낙폭이 더 적었다.
LF는 2000년 '패션엘지닷컴'을 오픈하며 패션업계에서 자사몰을 선제적으로 오픈했다. 이를 2010년 LG패션샵으로 론칭했고 2014년 LF로 사명을 변경한 뒤 온라인몰도 LF몰로 개편했다. 이후 닥스, 헤지스 등 자사 브랜드를 넘어 타사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까지 영역을 넓혀 현재 LF몰은 패션, 뷰티, 쥬얼리, 리빙에 이르는 6000여개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일찌감치 구축된 LF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패션 오프라인 위기가 대두하면서 위력을 발휘했고, LF는 LF몰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매장과 연계하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으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성장의 물꼬를 텄다.
LF몰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 판매 대비 유통채널 마진이 최소 20%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덕분에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출이 급감하는 와중에도 LF는 온라인 채널 매출로 이익 방어가 가능했다. 이같은 D2C(소비자 직접 거래) 모델의 장점 때문에 LF 뿐만 아니라 글로벌 패션 공룡 나이키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삼성물산 패션 등 주요 패션업체가 모두 자사몰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LF의 패션 사업이 코로나19 충격을 방어하는 가운데 연결 자회사 코람코자산신탁은 2020년 연간 약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며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또 온라인 할인 전문 쇼핑몰인 하프클럽과 아동 온라인 쇼핑몰 보리보리를 운영하는 자회사 트라이시클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주요 자회사 중 LF푸드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적자를 기록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LF는 지난 4분기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사업 강화, 오프라인 효율화 등을 통해 실적 타격이 제한적이었다"며 "오프라인 업황이 회복되면 이익 개선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