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스와 헤지스'의 디지털 변신…위기에도 이익 체력 증명한 LF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2.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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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에 효자된 LF몰…코람코자산신탁·트라이씨클도 이익 방어 기여

'닥스와 헤지스'의 디지털 변신…위기에도 이익 체력 증명한 LF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패션업계 불황에도 LF (15,140원 ▲110 +0.73%)가 이익 방어에 성공하며 실적 낙폭을 최소화했다. 온라인 자사몰 'LF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한 전략과 자회사 코람코자산신탁·트라이씨클의 선전으로 2020년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할 수 있었다.

LF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6105억원으로 전년비 13.0% 줄었고 영업이익은 774억원으로 11.6% 하락했다.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하긴 했으나 영업이익 하락폭을 최소화하며 방어력을 보였다. 통상 패션업체 매출이 10% 가량 하락하면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LF는 매출보다 영업이익 낙폭이 더 적었다.



연중 최대 매출이 발생하는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2% 감소, 19.9% 증가한 4713억원, 3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돌파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지만 온라인 자사몰 매출 확대로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1.5%포인트 개선됐다. 갑작스런 한파로 겨울 아우터 판매가 호조세를 보인 것도 이익 증가에 도움이 됐다.

LF는 2000년 '패션엘지닷컴'을 오픈하며 패션업계에서 자사몰을 선제적으로 오픈했다. 이를 2010년 LG패션샵으로 론칭했고 2014년 LF로 사명을 변경한 뒤 온라인몰도 LF몰로 개편했다. 이후 닥스, 헤지스 등 자사 브랜드를 넘어 타사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까지 영역을 넓혀 현재 LF몰은 패션, 뷰티, 쥬얼리, 리빙에 이르는 6000여개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일찌감치 구축된 LF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패션 오프라인 위기가 대두하면서 위력을 발휘했고, LF는 LF몰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매장과 연계하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으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성장의 물꼬를 텄다.



LF는 오규식 대표의 전두 지휘 하에 2019년 10월 서울 강남권 대표 종합 가두매장 GS강남타워점을 온·오프라인 통합 매장 신규 브랜드 'LF몰 스토어'로 리뉴얼 오픈했다. 이후 가두매장 20곳이 LF몰 스토어로 전환했으며 해당 매장들은 전환 후 평균 매출이 전년비 100% 증가하기도 했다. 이에 LF는 작년 12월 모든 오프라인 스토어를 LF몰 스토어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F몰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 판매 대비 유통채널 마진이 최소 20%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덕분에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출이 급감하는 와중에도 LF는 온라인 채널 매출로 이익 방어가 가능했다. 이같은 D2C(소비자 직접 거래) 모델의 장점 때문에 LF 뿐만 아니라 글로벌 패션 공룡 나이키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삼성물산 패션 등 주요 패션업체가 모두 자사몰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LF의 패션 사업이 코로나19 충격을 방어하는 가운데 연결 자회사 코람코자산신탁은 2020년 연간 약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며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또 온라인 할인 전문 쇼핑몰인 하프클럽과 아동 온라인 쇼핑몰 보리보리를 운영하는 자회사 트라이시클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주요 자회사 중 LF푸드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적자를 기록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LF는 지난 4분기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사업 강화, 오프라인 효율화 등을 통해 실적 타격이 제한적이었다"며 "오프라인 업황이 회복되면 이익 개선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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