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수익의 20% 세금 뗀다…상속·증여세도 내야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김세관 기자 2021.02.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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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비트코인 2017 vs 2021(중)

편집자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중이다. 2017~2018년의 열풍이 재현될 조짐이 보인다. 기관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 들면서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반면 실체 없는 거품이라는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비트코인으로 1000만원 벌면…내년부턴 '세금 150만원' 뗀다
17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에서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17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에서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이 치솟으면서 시세차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250만원 이상 시세차익을 거둘 경우 20%의 세금을 물어야 해 장기투자를 계획한 이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개정된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2022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 가운데 250만원 초과분에는 20%의 과세가 적용된다. 예컨대 내년 한 해 동안 가상화폐로 1000만원을 벌었다면 250만원을 뺀 750만원의 20%인 15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가상자산을 팔지 않고 자녀에게 물려줄 때도 상속·증여세를 내야한다.



물론 올해 안에 사고팔아 얻는 시세차익은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가지고 있는 가상자산을 내년에 판매해 차익을 얻는 경우엔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이 때 매입가격은 실제 매입가격이 아닌 2022년 1월1일 0시 시가를 매입가액으로 가정한다. 1월1일 0시 시가가 실제 매입가격보다 떨어진 경우에만 실제 매입가격을 적용해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가상자산을 여러번에 분할매수했다 분할매도하는 경우는 선입선출법으로 계산하기로 했다. 먼저 매입한 것부터 순차적으로 양도하는 것으로 보고 차익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외국인 등이 국내에서 가상자산 거래로 수익을 내더라도 거래소 사업자를 통한 원천징수 형태로 세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가상자산 관련 세금은 투자자가 자진 신고해야 한다. 매년 5월이 신고·납부 기간이다. 가상자산 소득이 연간 250만원이 넘었는데도 신고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거래소를 통해 포착되면 '신고납부 불성실 가산세'가 부가된다.

비트코인 수익의 20% 세금 뗀다…상속·증여세도 내야
가상자산 과세는 내년부터 적용되지만 시장가격이 들썩이면서 투자자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주식투자 소득세에 비해 과세기준이 낮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비트코인은 250만원 이상 과세, 주식은 5000만원 이상 과세, 차별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장했다. 해당청원은 19일 오후 기준 3만7000여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지난해에도 유사한 청원이 등장해 1만여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었다.

청원인은 해당글에서 "2023년부터 주식투자이익은 5000만원이 넘을 경우 20%의 과세가 부과되는데 왜 비트코인(가상자산)은 250만원이 넘을 경우 20%의 과세를 하냐"며 "왜 세금을 내는 데에 차별을 두는지 묻고싶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주식투자자에 비해 인원이 적어 목소리를 못 내니까 세금을 왕창 걷으려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세법개정안 설명회에서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국도 과세하고 있고 주식·파생상품 등 다른 소득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과세"라며 "국제회계기준과 국내 법체계를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고석용 기자

"이틀새 194원→5310원"…비트코인 뜨자 알트코인도 '우상향'
김현정디자이너 / 사진=김현정디자이너김현정디자이너 / 사진=김현정디자이너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관련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비트코인은 1개당 5700만원이 넘는다. 0.0001개까지 쪼개 살 수 있지만 무거운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아직은 개당 구매에 부담이 적은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Alternative Coin)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주요 알트코인들 역시 비트코인 급등에 힘입어 우상향 곡선을 함께 그려가고 있다.

대표적인 알트코인은 '이더리움'이다. 시가총액 기준 2위 암호화폐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21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1월1일 82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60% 넘게 상승했다.

시가총액 기준 3위인 '에이다'와 4위 '폴카닷'은 각각 1월1일과 비교해 약 400%와 약 230% 가량 가격이 올랐다. 아울러 시가총액 상위권인 '라이트코인'은 약 75%, '체인링크'는 약 160% 가량 같은 기간 가격이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면서 '순환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순환매 현상은 증시 용어로 특정 종목에 호재가 발생해 주가가 상승하면 연관 있는 종목들도 연달아 주가가 오르는 것을 지칭한다.

그러나 알트코인들은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큰 변동성이 문제로 거론된다. 그나마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안정적인 편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시총이 우리돈 1000조원 가량이다. 뒤를 이어 이더리움이 240조 수준이다. 나머지는 개별 시총이 40조원도 되지 않는다. 거래량이나 시가총액이 비트코인과 비견이 되지 않아 가벼운 자극에도 알트코인 가격은 요동칠 수 있다.

최근 엄청난 가격 변동폭을 보였던 종합결제서비스 다날 계열사 다날핀테크가 발행한 '페이코인'이 대표적이다. 다날은 17일 페이코인 앱(애플리케이션)에서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 한다고 밝혔다. 이후 16일 오전 194원에 거래되던 페이코인 가격이 18일 한 때 5310원으로 27배 이상 치솟았다. 하루가 지난 19일 오후 기준 거짓말처럼 페이코인 가격은 1700원대까지 밀렸다.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노릴 수는 있지만 알트코인을 자산 형태로 보관하는 것은 비트코인보다 더 불안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자세히 공부하고 신중한 선택을 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최근 금융당국은 이른바 '다크코인'을 가상자산 거래소가 취급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을 정했다. 다크코인은 자금 추적 회피 목적으로 거래내역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 가상자산이다. '모네로', '대시', '지캐시' 등이 대표적인 다크코인이다. 앞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해당 코인들을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이든 가상자산 거래소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법적으로 보호받는 자산이나 기관이 아니라는 점도 인식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며 "사고가 나거나 폐업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의 몫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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