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호텔앤리조트가 독자 브랜드를 앞세워 신규 출점(예정)한 호텔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그래비티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 컬렉션' '그랜드 조선 부산' '그랜드 조선 제주'.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자회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매출액이 14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706억원으로 적자폭이 582억원 확대됐다.
조선호텔은 2018년 부티크 브랜드 레스케이프 개관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5개 호텔을 추가로 선보인단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전통적인 유통 중심의 그룹 비즈니스모델을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한 필수요소 중 하나가 호텔·레저란 점에서다.
호텔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체 브랜드를 내놓고, '조선(JOSUN)호텔'을 강조한 사명으로 바꾼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기존 메리어트와의 연결고리를 유지하되 독자적인 정체성으로 신라·롯데와 토종호텔체인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중·장기적으론 글로벌 진출까지 노린다는 포석이다.
3700억원 긴급수혈, 신규투자 더 없다
결국 조선호텔의 호텔 영토 확장계획은 제동이 걸렸다. 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 실적보고서를 통해 2021~2022년 조선호텔에 200억원의 시설보완 금액만 투자할 뿐 신설 투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쓱닷컴·신세계프라퍼티·신세계푸드 등 주요 사업체들이 모두 대규모 신설투자 계획이 잡혀있는 것과 대비된다. 현 상황에서 더 이상 신규 투자 여력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조선호텔은 기존·신규 호텔들의 운영 정상화와 실적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호텔은 지난해 그랜드 조선 부산과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 그래비티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 컬렉션 영업을 시작했고, 지난달 그랜드 조선 제주를 오픈했다. 올해 상반기 내 서울 강남구에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을 오픈할 예정이다.
내우외환 시달리는 그랜드 조선 어쩌나
/사진=그랜드 조선 제주 홈페이지
더 큰 문제는 그랜드 조선 제주다. 최근 호텔 사우나 시설의 외부노출을 제대로 막지 않은 채 영업, 신혼부부 투숙객 알몸이 그대로 노출되며 홍역을 치렀다. 서비스·시설 문제에 따른 이미지 저하는 특급호텔 실적과도 연결되는 리스크란 점에서 타격이 클 수 있단 우려다. 남다른 SNS '인싸(무리에서 잘 노는 사람)력'으로 유통은 물론 호텔 이미지 향상을 이끌었던 정 부회장의 지원사격이 허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내국인 업황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랜드 조선의 최근 이슈는 호캉스 공략에 치명적일 수 있다"면서 "다른 호텔까지 파급효과가 미칠 수 있는 만큼 얼마나 빨리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