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다는 가장 자신있는 '하이브리드' 신차로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혼다는 뉴 CR-V 하이브리드와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두 모델로만 연간 3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세단 라인업인 어코드를 직접 시승해봤다.
지난 16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야외주차장엔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10대가량이 모두 시동이 걸려있었지만 육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는 이를 절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눈이 많이 오는 한국 날씨도 고려됐다. 간밤에 눈이 쌓여도 와이퍼가 얼지 않게 앞 유리 하단부에 열선을 설치했다. 타브랜드 차종에서는 볼 수 없는 참신한 기능이었다. 와이퍼 근처 열선만 켤 수 있게 버튼도 운전대 좌측에 따로 마련했다.

내부 공간도 넓다. 키 187㎝ 기자가 허리를 세우고 뒷좌석에 앉아도 지붕에 머리가 닿지 않았고, 살짝 뒤로 기대서 앉아도 무릎 공간이 넉넉했다. 특히 머리가 닿는 부분을 U자 모양으로 더 파내 공간을 확보하는 디자인 센스가 돋보였다.
![차는 좋은데 국적이…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차알못시승기]](https://thumb.mt.co.kr/06/2021/02/2021021914314716149_4.jpg/dims/optimize/)


노노재팬은 이제 사실 철지난 용어가 됐지만 완성차 시장에서만큼은 다르다. '여덟자리' 번호판이 여전히 '불매운동 이후 구입한 신차'라는 일종의 표시막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차는 국내에서도 고급 외제차로 분류됐다. 그러나 노노재팬으로 혼다 등 일본차 브랜드의 위치가 애매해져버렸다. 국내 브랜드처럼 옵션이 많거나 가성비가 좋은 것도 아닌데 외제차를 탔다고 좋은 이야기만 듣기도 어렵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Touring 모델) 가격은 부가세 포함 4570만원이다. 신차로 이 가격에 구매하기엔 좋은 대안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내가 4000만원 넘게 주고 샀는데 싫은 소리 들을바엔 유럽차를 사겠다'고 생각할 소비자들이 적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사회적 시선'을 걷어내고 보면 적은 소음, 고급스러운 내장재 때문에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유럽차의 로고가 들어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차다. 다만 한국 시장에서 부진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혼다 어코드 만의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한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