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해 “전문가들이 보는 이유는 ‘두려움’”이라며 “주요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부양책을 쏟아낸 탓에 인플레이션이 곧 나타날 것이란 걱정이 작용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헷지 자산이 금인데, 금값은 오히려 하락세다. 국제 금값은 19일 기준 온스당 1775달러 수준으로 8개월내 최저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이미 금 대신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 삼았다. 블랙록은 지난달 블랙록 스트래티직 인컴 오퍼튜니티즈(BlackRock Strategic Income Opportunities) 펀드 등에 비트코인 선물을 편입했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부채규모가 늘어난다면 가치를 지켜줄 수 있는 투자처가 필요할 것”이라며 “ 비트코인에 조금 발을 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미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금이나 은과 달리 결제수단으로 쓸 수 있다는 점도 비트코인의 무기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팔, 신용카드사 업체 마스터카드는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인정했다. 영국 가상자산 업체 코퍼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제한된 공급과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라며 “새로 채굴된 비트코인 중 일부만 거래된 탓에 가격이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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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8위 수준인 비트코인의 시가총액(9580억달러, 19일 오후 2시 기준)이 시총 6위인 은을 따라잡는다면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더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5400억달러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시총이 1조 달러를 넘보는 수준까지 왔고 이같은 추세라면 은의 시총인 1조4640억달러를 따라잡는것도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다.
‘안정성’과 ‘신뢰성’ 문제를 지적받아온 비트코인 시총이 은을 넘어서는 ‘사건’은 비트코인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확연히 달라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시총 규모가 커질수록 여러 위험에 대처하기 수월해진다.
다만 ‘버블론’도 존재한다. 비트코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지난주 언론을 통해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부르면서 새로운 버블이 생겨나고 있다”며 “인프레이션 헷지로 금, 물가연동국채, 원자재, 부동산, 심지어 주식마저 합리적이지만 비트코인의 가치는 제로”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