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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마지막 퍼즐 백신, '코로나 변이'로 맞춘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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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마지막 퍼즐 백신, '코로나 변이'로 맞춘다




한 발 늦은 국산 코로나19(COVID-19) 백신 개발에 변곡점이 왔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다. 이미 백신을 개발한 글로벌 대형 바이오기업에도 변이는 새 국면이다. 뒤쳐졌던 개발 '1막'을 넘기고 변이를 겨냥한 '2막'을 노릴 수 있는 셈이다. 2막 개발 속도전에서도 밀릴 수 있지만 개발에 성공하면 최소한 '백신주권'은 지킬 수 있다. 2막을 노릴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백신 타격점 '변이'로 선회
2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핵심 목표는 변이 바이러스 예방으로 타격점이 전환됐다.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를 만든 셀트리온의 최근 기자 간담회가 전환의 상징격이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지난 18일 변이 바이러스로 촉발된 새 위기를 강조하며 "백신까지 진출할 준비는 이미 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간담회 메인 주제는 첫 치료제 '렉키로나주'였지만 관심은 백신 발언에 쏠렸다. 진단, 치료, 예방 3각 체제로 구성된 코로나19 대응 체계에서 한국이 유일하게 혼자 힘으로 못 채운 마지막 퍼즐이 예방(백신)인 데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전 세계적 방역 위기로 대두 된 때문이다.

변이 위험성은 이미 지난해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창궐하기 시작한 단계부터 경고됐다. 효율성(효과적 전파)을 끌어올리려는 바이러스의 진화는 불변의 공식이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에서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영국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 부위가 최근 2개로 재차 늘어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는 첫 발견부터 3개였다. 변이 발생 부위 갯수 만큼 예방이 더 어려워진다. 현존하는 백신의 변이 예방 효과가 저하된 이유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기존 백신의 예방효과 저하가 확인된 만큼 변이를 타깃으로 한 국산 백신의 개발 여지가 넓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서 명예회장의 상징적 발언에 맞물려 그동안 백신 개발에 고군분투하던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개발 흐름도 변이로 새 물꼬를 찾았다. 제넥신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GX-19'에서 변이 대비 강화형 백신후보물질인 'GX-19N'으로 변경했다. 진원생명과학은 최근 코로나19 후보백신 'GLS-5310'이 남아공 변이바이러스에 방어능력이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동물실험에 착수했다.

속도전 여전히 열세…'백신주권'은 지켜야
K-방역 마지막 퍼즐 백신, '코로나 변이'로 맞춘다
변이가 백신 개발의 '2막'인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한국은 이미 백신을 개발한 글로벌 대형 바이오기업과의 변이 백신 속도전에서 여전히 절대 열세다.

한국도 개발 속도전을 수행할 발판은 있다. 이와 관련, 서 명예회장은 "항체를 만들 수 있으면 항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셀트리온은)항원 개발은 이미 종료했다"고 말했다. "백신 진출 준비는 이미 돼 있다"는 발언의 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글로벌 대형 바이오사들 역시 갖춰둔 개발 플랫폼을 통해 발빠른 개발이 가능하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의 경우 플랫폼이 안정화되면 코로나 변이에 맞춰 수정하는 것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보다 쉬울 수 있다"며 "(백신 개발사에서)수정 관련 개발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대표적 mRNA 백신이다.

속도전을 수행할 자금 여력은 더 열세다. 화이자 단일 기업의 연간 매출만 60조원에 육박한 반면 한국 제약·바이오 전체 시장 규모는 18조원에 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올해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262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규모의 경제 차이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다.


때문에 변이가 창궐한 유럽과 남아공 등 지역에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한 임상도 상대적으로 힘에 부친다. 생각보다 변이 확산이 심각하지 않을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이 경우 막대한 개발 비용은 고스란히 손실로 남게 되며 이는 규모가 작은 한국 바이오업계에 더 큰 타격으로 되돌아온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그럼에도 변이를 발판으로 백신 개발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하는 까닭은 백신주권"이라며 "해외 백신에만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외부에서 발생한 공급 변수에 대응할 방법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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