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사과를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COVID-19) 충격 이후 아직 소득은 회복되지 않았는데 물가만 먼저 오르면서 금리 상승 압력과 함께 경기회복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농축산물 가격과 주유소 휘발유 가격 등은 크게 상승한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구입가격은 지난해 1월보다 사과값이 45.5%, 돼지고기값이 18.0% 올랐다. 기능성화장품(7.2%), 구두(9.3%) 등 공산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휘발유는 전년동월대비로는 아직 8.0% 저렴하지만 전월대비 6.1% 상승하는 등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9주 연속 상승한 2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주보다 7.9원 오른 L당 1447.2원, 경유 가격은 7.8원 오른 리터당 1247.6원을 기록했다. 2021.01.24. [email protected]
넘치는 유동성이 원자재발 물가상승에 기름을 부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중 통화량(M2)은 3191조30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285조3000억원(9.8%) 늘었다. 넘치는 유동성이 지난해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을 과열시킨 만큼 실물경제로 흘러가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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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정책점검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더딘 회복 속에서 풍부한 유동성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에 찬물…가계부채에도 부담 가중"물가상승 압력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의 전년대비 근로소득은 0.5%, 사업소득은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는 오르고 있는데 돈벌이는 줄었거나 그대로라는 의미다.
989조원에 달하는 가계대출도 부담될 수 있다. 한은은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를 2% 설정했다. 이보다 물가가 오를 경우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을 검토할 수 있다. 이미 시장의 국채금리는 4차 재난지원금 등 적자국채 수급요인과 경기회복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까지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는 재료들이 있다"며 "2분기까지 금리의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