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는 아직 어려운데 벌써 '인플레 공포'…가계대출 어쩌나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김훈남 기자 2021.02.19 12:01
글자크기
1월 1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사과를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1월 1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사과를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동시에 뛰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공포가 커지고 있다.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에 원자재 가격 급등까지 겹친 결과다.

코로나19(COVID-19) 충격 이후 아직 소득은 회복되지 않았는데 물가만 먼저 오르면서 금리 상승 압력과 함께 경기회복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9%, 소비자물가는 0.8%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3개월째, 소비자물가는 2개월째 상승세다. 한은은 "3개월 연속 생산자물가가 단계적 상승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며 "단기적으로 물가상승압력이 지속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농축산물 가격과 주유소 휘발유 가격 등은 크게 상승한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구입가격은 지난해 1월보다 사과값이 45.5%, 돼지고기값이 18.0% 올랐다. 기능성화장품(7.2%), 구두(9.3%) 등 공산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휘발유는 전년동월대비로는 아직 8.0% 저렴하지만 전월대비 6.1% 상승하는 등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9주 연속 상승한 2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주보다 7.9원 오른 L당 1447.2원, 경유 가격은 7.8원 오른 리터당 1247.6원을 기록했다. 2021.01.24. dadazon@newsis.com[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9주 연속 상승한 2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주보다 7.9원 오른 L당 1447.2원, 경유 가격은 7.8원 오른 리터당 1247.6원을 기록했다. 2021.01.24. [email protected]
물가를 끌어올린 건 이상기온과 국제유가·원자재가격이다. 한파와 조류인플루엔자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폭등했고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이 오르며 공산품 가격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지난해 12월 배럴당 49.84달러에서 1월에는 배럴당 54.82달러로 10.0% 상승했다. 2월에는 배럴당 60달러선까지 넘어선 만큼 당분간 물가상승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넘치는 유동성이 원자재발 물가상승에 기름을 부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중 통화량(M2)은 3191조30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285조3000억원(9.8%) 늘었다. 넘치는 유동성이 지난해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을 과열시킨 만큼 실물경제로 흘러가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정책점검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더딘 회복 속에서 풍부한 유동성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에 찬물…가계부채에도 부담 가중"
물가상승 압력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의 전년대비 근로소득은 0.5%, 사업소득은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는 오르고 있는데 돈벌이는 줄었거나 그대로라는 의미다.

989조원에 달하는 가계대출도 부담될 수 있다. 한은은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를 2% 설정했다. 이보다 물가가 오를 경우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을 검토할 수 있다. 이미 시장의 국채금리는 4차 재난지원금 등 적자국채 수급요인과 경기회복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까지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는 재료들이 있다"며 "2분기까지 금리의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