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도박이라던 가상화폐…노웅래 "제도권 논의 필요"

머니투데이 김태은 , 이원광 기자 2021.02.1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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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암호화폐(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를 돌파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1.2.18/뉴스1(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암호화폐(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를 돌파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1.2.18/뉴스1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상화폐에 대한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내년부터 소득세까지 부과함에도 불구하고 애매한 입장으로 투자자 보호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모순이란 취지에서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해외 유명 가상화폐들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페이코인 등 우리나라 가상화폐들도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며 "가상화폐는 이제 단순히 사기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와 일반인의 공통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최고위원은 "문제는 가상화폐 투자가 실제 이뤄지고 있음에도 제도권에 편입되지 못하다 보니 투자자 보호가 어려운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라며 "이미 시중은행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상품을 내놓고 있고 내년부터는 20퍼센트의 소득세까지 부과되는데 정작 제도화가 되지 않아서 투자자들을 보호 못하는 것은 큰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정부도 예전의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가상화폐 사업자 신고제도를 만들고 관련 매뉴얼 마련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제도화 수순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아직 글로벌 스탠다드가 없다보니 애매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 국가간 논의가 이뤄지기 전에 우리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 최고위원은 "실제 화폐로서의 가치를 인정할 지 여부를 떠나 투자자들이 금융제도권 내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부당국의 적극적 자세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정부 2년차인 2018년 1월 법무부는 '가상화폐 투기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전방위 규제를 꺼내들었다. 당시 비트코인 시세는 1500만원 근방이었다. 현재 5000만원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이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각종 방송에 출연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해야 한다는 등 가상화폐를 도박 수준으로 규제하자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3년 만에 여당에서 가상화폐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정책 전환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당장 다음달부터 가상화폐 사업자들이 금융당국의 감독 체계에 들어오게 되지만 금융당국은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회와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하고 있는 점도 더 이상 가상화폐 제도화를 늦춰서는 안되는 이유라고 지적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차값을 비트코인으로 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혀 비트코인 가치 상승에 힘을 실었다. 페이팔은 이르면 올 상반기에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인다. 세계 양대 결제기업인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도 가상자산을 지불결제 네트워크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우리 국회에서는 민주당에서 박용진 의원과 박재호 의원이 각각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과 다중사기범죄의 피해 방지 및 구제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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