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더 스카이’ 로켓성장 꿈꾸는 韓 스타트업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1.02.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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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우주창업시대④]로켓 개발부터 소형위성 제작까지 'K-스페이스' 개척

편집자주 “바다가 아니라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영국 탐험가 월터 롤리경이 21세기를 살았다면 하늘 저편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우주여행, 우주셔틀, 우주통신, 우주청소 등 허황하게 들리던 우주산업이 하나 둘 현실화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이런 획기적 변화를 이끄는 주역은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과 같은 로켓벤처들이다. 본격 도래한 ‘우주창업시대’를 조망하고 우리의 당면과제와 발전방향을 짚어본다.

’비욘드 더 스카이’ 로켓성장 꿈꾸는 韓 스타트업


스타트업들이 지구를 넘어 우주로 향하고 있다. 첨단 발사체(로켓) 개발과 초소형 위성 제작부터 위성 정보를 수신하는 지상 기지국 구축 등 척박한 국내 우주산업 환경에서 '작지만 커다란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이끌 것으로 점쳐지는 국내 스타트업들에는 수십억원씩 투자금도 몰리는 모습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규모는 2016년 3600억달러(약 400조원) 수준에서 2040년 1조1040억달러(약 1220조원) 규모로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발 빠른 벤처캐피탈(VC)들을 중심으로 우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초소형 발사체를 만드는 페리지항공우주와 하이브리드 발사체를 만드는 이노스페이스, 초소형 위성 제작기술을 갖춘 나노스페이스, 위성 지상국 서비스와 영상 분석에 집중하는 컨텍 등이 대표적이다.

우주산업 스타트업에 투자해 온 국내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우주산업 분야는 2000년대 들어서 가장 성장한 산업군 중 하나"라며 "국내에서도 최근 관련 투자와 관심이 커지면서 창업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로켓 쏘는 '이노스페이스·페리지항공우주'
페리지항공우주는 초소형 위성 발사체 개발에 특화한 스타트업이다. 자체 개발한 발사체 '블루웨일'은 무게가 2톤(t) 미만이다. 탑재할 인공위성의 무게도 50kg 안쪽이다.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위성을 450㎞ 궤도에 올리는 게 목표다. 이륙 중량만 100톤에 달하는 우주탐사선 나로호에 비교하면 40분의 1 정도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삼성벤처투자, LB인베스트먼트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100억원 이상을 유치했다. 연내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에서 발사체 시험발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위성 발사체를 개발하는 이노스페이스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우주 스타트업이다. 페리지항공우주와 개발하는 소형 발사체 종류는 비슷하지만 사용하는 추진체(엔진)가 다르다. 이 회사는 '하이브리드 엔진' 핵심 기술을 보유했다. 고체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같이 사용하는 혼합형 엔진을 개발 중이다. 올해 4월부터는 15톤 엔진 시험을 시작해 12월 브라질에서 우주 시험발사를 추진한다. 지난해에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인터베스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에서 8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노스페이스에 초기부터 투자한 퓨처플레이의 최재웅 심사역은 "전세계적으로 초소형 위성부터 대형 위성까지, 과거에는 없었던 기업들의 위성 발사 수요가 점차 커지는 상황"이라며 "과거 국내에서 개발이 불가능했던 하이브리드 발사체는 안정성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우주 지상국 '컨텍'·초소형 위성서비스 '나라스페이스테크'
발사체를 쏘아올린 후 사업에 초점을 맞춘 스타트업들도 있다. 컨텍은 민간 우주 지상국(기지국)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위성이나 발사체가 임무를 수행할 때 각종 정보들을 지상으로 보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우주 지상국은 위성이나 발사체가 보내는 위치정보와 상태정보, 촬영정보 등을 모두 받아서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거래 대상은 전세계 위성, 발사체 운영기관과 민간업체 등이다. 컨텍은 2019년 제주도에 첫 우주 기지국을 설치했다. 내년 말까지 핀란드와 미국 알래스카 등에 지상국을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큐브위성' 등 초소형 위성을 제작한다. 위성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영, 빅데이터 처리까지 전 과정에 최적화된 종합 서비스를 갖추는 게 목표다. 현재 부산시의 위성개발 협력기관으로 부산시에서 사용할 해양정보수집용 위성 개발을 추진 중이다. 부산시는 위성을 활용해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선박 위치를 파악하고 불법 어업과 해양환경오염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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