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홍보해주는 제품, 32년 경력에 처음"

[잇(eat)사이드]국내 최초 양산 식물성 대체요거트 개발한 풀무원다논 연구소팀

왼쪽부터 '식물성 액티비아' 개발에 참여한 풀무원다논의 조유나 연구원, 임광세 연구소장, 여완섭 연구원/사진= 풀무원다논

"요거트 개발 32년 경력에 소비자들이 자진해서 홍보해주는 제품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최근 '비건족'들 사이에서 화제인 제품이 있다. 풀무원다논에서 지난달 출시한 식물성 대체요거트 '식물성 액티비아'다. 우유가 아닌 코코넛으로 요거트 질감은 살리고 과일을 더해 기존 요거트 못지않게 맛있는 대체요거트를 만들어 채식주의자들과 동물복지를 고려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국내에서 최초로 대량생산되는 '비건인증' 식물성 대체요거트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도 받고 있다. 풀무원다논은 풀무원그룹이 2012년 프랑스 발효유기업 다논과 합작해 설립한 요거트 전문기업이다

'유산균 대부' 임광세 연구소장 "식물성 액티비아, 예상 뛰어넘은 소비자 호응, 뿌듯"

이 제품 개발을 주도한 풀무원다논 연구소장 임광세 상무는 "처음 해보는 시도이고 코로나19(COVID-19)로 시식 행사도 못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국내외에서 반응이 좋다"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소비자들이 자진해서 제품을 홍보해주고 인정해줘 뿌듯하다"고 말했다.

요거트 연구개발 경력만 32년에 달하는 국내 '유산균 대부' 임 상무는 "150개의 제품을 개발했는데 이 정도 반응이 뜨거운 것은 처음"이라며 "채식 수요가 늘고 트렌디한 제품으로 포지셔닝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외 다논 지사에서도 반응이 좋다. 임 상무는 "다논의 벨기에,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 계열사 요청으로 제품을 보냈는데 맛도 좋고 완성도가 높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며 "해외에서도 식물성 대체요거트가 시장에 나온지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품 개발시 우리 제품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식물성 액티비아를 개발하게 된 이유는 요거트를 못먹는 사람들 때문이다. 임 상무는 "유당불내증이 있거나 채식주의자들인 경우 우유 요거트를 먹지 못하는데 이들을 위한 대량생산 요거트가 그간 없었다"며 "최근 20·30세대 등 사이에서 비건 트렌드가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식물성 대체요거트를 개발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콜레스테롤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존 요거트와 효과 동일, 콜레스테롤은 없어… 꾸준한 혁신제품 개발·수출 꿈"

왼쪽부터 '식물성 액티비아' 개발에 참여한 풀무원다논의 임광세 연구소장, 여완섭 연구원, 조유나 연구원/사진= 풀무원다논

제품이 나오기까지 과정이 쉽진 않았다. 임 상무는 "식물성 원료를 소싱하는 과정에서 떠먹는 대체요거트를 만들려 했는데 자꾸 마시는 것처럼 만들어져 난관이 많았다"며 "만 2년에 걸쳐 기존 요거트의 핵심 성분인 프로바이오틱스들이 식물성 대체요거트에서 효과를 내고 맛도 비슷하게 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회고했다.


트렌드를 잘 아는 젊은 연구원 등과 협업도 주효했다. 20대 조유나 연구원이 과일 선택과 맛, 질감 등 연구를 하며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했다. 30대 여완섭 연구원은 코로나19 와중에도 소비자들을 개별적으로 찾아가 다양한 제품 테스트를 하며 제품화에 힘썼다. 조유나·여완섭 연구원은 "식습관 개선을 넘어 환경보호·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게 돼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추가 신제품 출시와 한국산 요거트 수출이다. 앞서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유산균 먹이)의 두 기능을 더한 '액티비아 더블액션', 전 세계 최초로 눈(루테인)과 장(유산균)을 함께 챙기는 발효유 '더눈솔루션'을 개발한 임 상무는 "새로운 혁신 제품과 다양한 맛의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을 예정"이라며 "저희가 만든 제품을 국산 요거트 제품을 외국에 수출하는 꿈도 실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